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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위기 대응 능력이 빛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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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8.16 16:3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훈련은 전투처럼 전투는 훈련처럼’이란 군사용어가 떠오른다.

지난달 16일 청주지역 기록적인 폭우시 우리국 지하 침수에 전 직원들이 신속히 대처하여 큰 피해를 예방하였다. 자칫 하루 평균 우편물 60만 통을 구분 작업하는 우리 우편집중국이 수마에 운행정지 될 중대 위기에 처했었다. 그럼에도 이를 매뉴얼대로 전 직원이 슬기롭게 대응하여 ‘청주우편집중국 우편물 발송 작업 불능사태’란 초유의 어마어마한 재난을 막았다.

이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위기 대응 능력과 평소 이웃주민들과의 유대 덕분이고 출타 중이었던 필자에게는 천우신조로서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다.

우편의 사명은 신속·정확이므로 우편물은 단 하루라도 늦어지거나 사고로 중단되면 나라전체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고 곳곳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한다. 우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우리 국 기계 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그날의 긴박한 상황을 정리해 본다.

안타깝게도 필자는 전날 첫 외손자 돌잔치를 하기 위해 사돈댁이 있는 부산으로 내려가 그 시각 막 돌잔치 장소로 이동 중에 차안에서 연락을 받았다. 지원기술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청주지역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 사무실에 출근하여 상황 파악하며 대기 중이라고 하는데 예고 없이 찾아든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어안이 벙벙하였다.

그 당시 부산은 폭염이 내리쬐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다 곧바로 생각을 정리하여 다시 전화를 하니 통화 중이 계속되었다. 전화 연결이 안 되어 물류총괄과장에게 연락하니까 고향 괴산에 갔다 청주로 복귀 중에 있는데 폭우로 이동이 쉽지 않다고 하였다. 전화로 과장에게 이르기를 피해예방과 복구에 최선을 다하되 제일 중요한 건 인명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안전을 당부하고 선조치 후보고하라고 하였다.

다시 지원기술과장으로부터 전 직원 비상소집이 필요하고 전기실과 기계실이 있는 지하실 침수 유입을 막기 위해 서원구청에 모래주머니를 가지러 보냈다고 하였다. 예고 없이 찾아든 천재지변에 책임자로서 현장에 없다 보니 참으로 답답하였고 오로지 직원들을 믿고 노고에 감사와 격려만 할뿐 속수무책이었다.

수해의 원인은 우리국 뒤에가 산인데 집중폭우로 산사태가 나 배수로가 막히면서 물이 흘러들어 지하실이 침수된 것이다. 피해 응급 복구 중에 상부 관서인 청에서 책임자가 현장에 방문하여 직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피해를 예방하였다고 극찬하고 후에 위기대응 우수 사례로 평가하여 타 우체국에 전파하기도 하였다.

전 직원과 이웃 주민이 다 같이 합심 노력하여 우편물 발송 작업 불능이란 큰 재난을 예방하였지만 그중 대표적 수훈 공로자와 적절히 잘 대처한 사례를 소개해본다.

먼저 직원 백상기 주무관이 사무실 근처를 지나다 폭우가 쏟아지자 혹여 이상이 없는지 작업장을 찾아 순찰한 게 큰 재난 예방의 백미다. 직장에 대한 열정으로서 평소에도 자랑하고 싶은 직원이다. 갑작스런 폭우에 천장 곳곳이 누수되는 것을 발견하고 소포 우편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동료들과 안전한 곳으로 신속히 운반하였다. 또한 옥상 하수구가 막혀 비가 새는 것으로 판단하고 비상 방법으로 옥상에 올라가 하수구를 물이 빠지도록 조치하였다.

두 번째는 지원기술과장이 상황을 신속히 판단하고 사무실에 출근해서 현장을 보고 국장에게 수시로 연락하며 진두지휘한 덕분에 큰 대형 사고를 막았다.

세 번째는 지하실 침수시 불편을 감수하고 전원을 차단하고 작업을 하여 감전사고등의 인명피해를 예방하였다.

이 또한 천우신조로서 낮에 발생한 상황이라 가능했지 만약 밤이었으면 대책이 없었을 것으로 판단되고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네 번째는 유관기관과 이웃 주민의 협조 덕분이다.청주지역 전체가 홍수로 난리이다 보니 양수기를 비롯한 복구장비 동원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테니스 회원인 이웃 주민이 양수기가 있어 내일처럼 직접 발 벗고 나서 지하실에 침수된 물을 퍼줬고 주민들이 토사 제거 작업을 함께 해주었다.

또한 협력업체인 물류지원단 직원이 자기차로 서원구청에 가 모래주머니를 실어 와서 지하실 물 유입 차단을 하여 더 이상 전기실, 기계실로 넘치는 화를 막았다. 끝으로 전 직원들의 직장에 대한 열정과 위기 대응능력이 돋보였다.

이는 평소 직장에 대한 애사심의 발로로 직장 분위기이자 직장 문화로서 선조치 후보고가 통하는 자율적인 조직이라 가능했다고 본다.

이번 우리지역의 집중호우는 22년만의 최고 물난리라고 한다. 수해를 입은 주민과 피해가정의 빠른 회복으로 희망적 삶을 축원하며 국가발전과 국민모두의 행복을 간절히 소망한다.

위험천만한 수마위기에 신속히 대처하여 우편물 처리 기계가 정상작동하며 제 기능을 다하고 있음을 보면서 직원들을 비롯한 이웃주민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며 우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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