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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복 72주년을 지내며

최성춘 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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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8.15 15:2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최성춘 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장

 어느새 입추를 지났지만 전에 없이 강렬한 불볕더위가 그 기세를 더해 가는 8월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도 거리 곳곳에 자리한 태극기가 어느새 광복절이 돌아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광복절은 우리 역사상 가장 큰 감격과 환희를 가져다 준 경축일 임에는 틀림없지만 한편으론 치욕과 통한의 세월을 떠올리게 한다.

19세기말 급변하는 세계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채 당파간의 분열로 국력이 약화되자 일본 제국주의에 국권을 침탈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나라를 잃은 채 36년 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내면서 애국선열들의 독립투쟁을 거쳐 독립의 감격을 되찾은 날이 바로 1945년 8월15일이다.

우리들이 선열들의 나라사랑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이유는 이를 본받아 내일을 준비하고 후세에게 번영된 국가를 물려줄 책무가 있기 때문이며, 이 책무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나누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주변에는 책임과 의무는 기피하고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며 또한 이들의 행태를 간과하는 우리 사회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역사를 과거사로만 치부하고 국가의 소중함을 모르는 일부 젊은이들은 병역을 기피하고 또는 아예 국적을 바꿔 선진국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등 공동체 의식이 약해지고 있다.

그리고 민생의 고초보다 자신의 부귀와 권력만을 추구하는 일부 사회지도층의 안일한 자세가 우리 사회를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한 사람의 잘못으로 초래된 게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잘못임에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것이 우리 모습이다. 조국의 독립이라는 대의를 위해 정든 고향과 사랑하는 가족,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버려야 했던 선열들의 희생 앞에 숨기고 싶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제 우리는 변해야 한다.

자주독립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개인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나 자신보다는 우리를, 그리고 국가를 생각해야 할 때다.

국가 존립의 위기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나라를 지키고자 헌신했던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이를 계승·발전시켜 예우하자는 ‘보훈정신’이야말로 오늘날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 할 시대정신일 것이다.

어제는 72주년 광복절이었다.

우리는 지금 경제대국 건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경제대국도 건전한 국민정신, 보훈정신의 기반 위에 건립되지 않는다면 모래 위에 쌓은 허울뿐인 성에 불과하다.

예로부터 강대국의 기반에는 그 국민을 결집시키는 건전한 국민정신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국민정신이 없는 국가는 오래 존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보훈을 국민정신의 기반으로 삼고 심해지는 갈등과 분열을 아우르고 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할 시점에 있다. 대의를 위해 작은 이익을 미뤄둘 줄 아는 나라사랑정신이 우리 사회에 충만할 때 비로소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최성춘 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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