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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잦은 복통과 설사… 염증성 장질환으로 진행될 수도

강상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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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8.15 15:2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강상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몇 년 전 한 유명 가수의 투병 소식으로 알려졌던 염증성 장질환의 환자가 최근 점차적으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5만 6909명으로 2012년 4만 4453명에 비해 5년 새 28%가 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궤양성대장염 환자 수는 약 3만 8000명, 크론병 환자 수는 약 1만 9000명으로 총 5만 7000명에 달한다.

2016년부터 시행된 ‘희귀·난치질환법’에 따르면 유병 환자가 2만 명 이하로 제한돼 있는데 크론병 유병 환자도 곧 이 수치를 넘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을 비롯한 소화기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대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궤양성 대장염과 소장, 대장을 비롯한 위장관 전체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는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이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자신의 장 점막을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질환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서서히 진행해 장협착, 천공, 대장암 발생 등의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안타깝게도 현대의학으로도 아직은 완치가 불가능한 난치병이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면 만성 질환인 당뇨나 고혈압처럼 얼마든지 정상 생활이 가능한 병이다.

염증성 장질환에 걸리면 주로 만성 설사와 복통, 혈변, 체중 감소, 발열, 전신 쇠약감 등에 시달리게 된다.

혈변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반면 치질, 치루 등 항문 주위 질환은 크론병 환자의 경우 더 많이 발생하며, 장협착이나 누공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론병이 더 크다.

젊은층의 경우 단순하게 복통이나 설사병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설사나 복통 등의 증상이 어느 순간 완화되는 것 같다가 다시 악화되는 패턴이 반복되면 크론병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증상은 매우 다양한 편으로 서서히 때로는 급속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응급 수술이 필요한 정도로 긴박하거나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또한 병의 진행 정도는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증상보다 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경미하다고 해도 염증성 장질환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에는 항염증제,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및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되고 있다.

이 중 생물학적 제제는 손상된 장 점막의 회복을 돕고 염증을 줄여 수술 가능성을 낮추는데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수년 간 국내에서 사용된 생물학적 제제인 항종양괴사인자제(anti-TNF)는 많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사용하는 환자들도 서서히 약효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치료 도중 적절한 약물농도를 체내에서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생물학적 제제의 약물 농도를 검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서구에서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이중 몇 가지 약제는 벌써 환자에게 투여돼 만족할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런 최신 약제를 국내에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게 되려면 늦게는 2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에 보험 약가를 받아 사용이 가능하게 된 베돌리주맙(Vedolizumab)도 국내에 사용하기까지 3년 이상 소요됐다.

따라서 까다로운 국내 신약 도입절차를 간소화하고 필요한 검사법에 대한 보험 확대 및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사용되는 여러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보험 적응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확실한 원인을 모르는 상태이므로 특별한 예방법이 없지만 일반적 위험인자인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나 패스트푸드의 양을 줄이고 가급적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건강한 식사 습관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금연도 중요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강상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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