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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습(習)을 체득하는 기회

하헌선 대전동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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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8.02 15:4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하헌선 대전동산초등학교 교장

인간의 본성에는 무한한 도전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기에 야심찬 도전 그리고 행복 가득한 성취에 이어 또 다른 도전이 계속 되풀이 되며 인류를 발전시켜 왔다. 개척자들의 개척정신이나 탐험가들의 탐험정신 그리고 발명가나 과학자의 탐구정신 역시 무한도전에 대한 갈망으로 좌절 또는 시련의 위기나 성취나 성공의 만족을 반복하며 인류 문명을 발전시키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1주일이 훌쩍 지나갔다. 방학을 맞이한 학생들은 규칙적이고 나름대로 엄격했던 학교생활로부터 벗어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게 마련이다. 방학을 한자어로 접근해 보면 놓을 방(放)과 배울 학(學)이 합쳐진 낱말이다. ‘배움을 놓는다’라기 보다는 ‘규칙적이고 나름 엄격했던 학교생활의 프레임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방학기간 동안 학생들은 주로 가정에서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나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방학기간 중에 학생들은 학(學)보다는 습(習)에 중점을 두는 것이 효율적이다. 논어 학이(學而)편에 답이 있다. 학(學)은, 배움이란 변화와 성장을 위한 새로움과의 만남의 의미로 먼저 깨달은 스승을 본받는 것이라고 했다. 습(習)은, 어린 새가 스스로 날기 위해서 날개(羽, 깃우)를 수없이 파닥거리면서 스스로(自) 날갯짓 연습을 하는 것처럼 거듭 익혀서 스스로 흡족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습(習)은, 연습하고 복습하여 능숙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둥지 안의 어린 새는, 밖을 날아다니는 어미 새를 보며, 날지 못하는 자신의 부족한 상태를 자각하게 된다. 어린 새는, 충분히 날 수 있을 정도의 날개 짓을 스스로 익혀, 마침내 둥지 밖으로 몸을 던지는 도전적인 선택을 한다.

이러한 도전은 여러 차례에 걸쳐 일어난다. 어느 정도 날기에 익숙해지면 지금의 숲이 답답해진다.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멀리 날아가게 된다. 이 숲에서 저 숲으로 저 숲에서 또 다른 숲으로 여행한다.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 새도 가보지 못한 세상을 꿈꾸며 멀리 비행하는 도전을 계속한다.

처음 접하게 되는 도전은, 누가 가르쳐주어 성장하는 것(學)보다, 스스로 익혀 깨달을 때(習) 완성도가 높아진다. 그러기에 1만 시간의 법칙이나 자기 주도적이란 표현이 주목을 받는다. 손에 쥐어 주는 식의 주입식 방법이 아닌 자신이 필요한 것을 찾아 스스로 습(習)을 통해 해결해 보는 자기 주도적 생활 태도를 익히며 도전정신을 키우는 데는 방학 기간만큼 적절한 기회가 없다.

방학이 되면, 선생님들도 습(習)을 내면화하기 위해새로움에 도전한다. 달랑 배낭 하나 짊어지고 외국의 곳곳을 누비며 외국의 생활풍습과 어학에 대한 도전하는 선생님도 있다. 농구를 비롯하여 배구·그림·서예·골프·드럼·기타·필라테스·바리스타·셰프·스케이팅 등등 갖가지 연수 과정을 통해서 습(習)을 생활화하기 위한 새로움에 도전하기도 한다. 이렇게 선생님들은 방학을 활용하여 다음 학기에 필요한 다방면의 경험을 위해 분주하게 새로운 도전을 계속한다.

성공이나 성취의 짜릿함을 만끽하기 위한 도전은 일상생활에 산재되어 있다. 도전하며 발생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최상의 방법은, 정면으로 부딪히며 습(習)으로 극복하는 것이다. 그 대가로 맛보게 되는 짜릿한 성취의 기쁨은 행복과 만족 그리고 자기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물론 습(習)을 내면화하기는 그리 녹녹치 않다. 열정과 끈질긴 인내와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선풍적인 호응을 얻은 것도 열정과 끈기 그리고 많은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려운 일도 아니다.

아기들은 수백 번 넘어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걸음마를 한다. 그 모습을 보는 부모의 얼굴엔 웃음기가 넘치고,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진다. 우리 아이가 영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특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아기의 발달과정에서 습(習)은 인간의 본능이며 보다 나은 삶, 보다 인간답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어릴 때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부모님의 극성스러운 간섭이나 과잉보호보다 자녀들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름에 땀 흘린 사람만이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듯이, 올 여름방학에는 모든 청소년들이 열정과 끈기 가득한 습(習)을 체득하는 기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

하헌선 대전동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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