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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합병원 노사갈등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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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7.25 16:06
  • 기자명 By. 충청신문
모 종합병원이 개원 18년 만에 노조가 설립되면서 크고작은 불만이 표출돼 눈길을 끈다.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도 그 중의 하나이다.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그 개선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 내부자는 “같은 병동 선배 간호사는 제왕절개 이틀 전까지 나이트근무를 뛰었다. 만삭의 배로 쪼그리고 앉아 환자에게 주사를 놓는 모습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고 볼멘 목소리를 전했다. 
 
그뿐이 아니다.
 
업무량이 많아 정시퇴근도 어렵다고 불만을 토한다.
 
연봉과 관련한 부당노동행위, 경영진과 의사, 간호사 간 불합리한 서열화, 그에 따른 차별적 대우에 대한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내부자들의 댓글을 통한 수많은 제보들 중에는 사실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수가 공통의 댓글을 작성한 점 등 그간 쌓여있던 병원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종합병원의 최대 이슈는 노동조합 설립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난 6월 동국대 일산병원에 이은 두 번째 노조 출범이다.
 
병원 노조는 지난 14일 보건의료노조 가입원서를 제출하고 설립총회를 가졌다.
 
초대 정영준 지부장은 “노동조합은 우리 노동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노조 설립을 통해 근로조건 및 민주적 직장문화 개선을 역설했다.
 
앞서 언급한 크고작은 불만사례는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드러난 사례여서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근무 중 핸드폰 반납은 물론, 휴식을 위해 앉는 직원 의자에는 등받이가 없으며, 한여름임에도 간호사 스테이션 등에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통제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전언이다.
 
또한, 2000년 개원 이래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직원을 찾아 볼 수 없었고, 간호사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해 퇴사하고 다시 입사한 경우도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계산의 기준인 통상임금도 제대로 적용하고 있지 않으며, 연차 휴가도 제대로 못 쓰고 보상도 못 받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병원 외형은 새 병원 건립을 추진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임금 수준은 사립대 병원 중 최하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제는 향후 병원 측과 노조와의 갈등이 평행선을 걸을 수 있다는 현실론이다.
 
보건의료노조가 이와관련해 건양대병원이 전근대적 노무관리를 벗어나 노동조합을 존중한다면 노사상생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지만 관리자를 동원해 노조 가입운동을 방해하고,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과 반노동조합 행위가 있을 때는 5만 조합원과 함께 맞서 나갈 것이라는 경고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첨예한 노사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고용노동부의 즉각적이며 적극적인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노사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는 한 갈등은 초래하기 마련이다.
 
극도의 감정 대립은 결과적으로 파국을 가져온다.
 
지구촌의 무한경쟁시대에 노사가 위기의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근시안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자멸행위는 또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영리 병원이 금지되어 있고,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 병원만 있다
 
돈 버는 게 우선이다보면 환자의 건강은 뒷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사 간 쟁점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갈등이 심화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엉뚱한 환자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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