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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해 현장서 희망 길어 올리는 자원봉사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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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7.24 16:06
  • 기자명 By. 충청신문
사상 유례없는 폭우로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충북과 천안의 눈물을 닦아주자는 자원봉사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니 무척이나 고마운 일이다. 침수된 집의 가재도구를 꺼내 말리고 토사가 쌓인 길을 청소하는가 하면 도로와 농지를 응급 복구하느라 민관군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펄처럼 변한 농경지에서 배수작업을 하는 자원봉사자도 있다. 이재민은 물론 복구에 나선 이들에게 음료와 식사를 제공하는 손길도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전국에서 달려와 힘을 보태고 있다.
 
휴일인 지난 23일 충북 지역에는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렸음에도 수해 복구 행렬은 이어졌다. 이날 자원봉사자와 군인·경찰 4027명이 참여했고,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장비 536대가 투입됐다. 빗속에서 자원봉사자와 공무원들은 비닐하우스 안 썩어가는 수박이나 호박 등 농작물 넝쿨을 제거하고 못 쓰게 된 하우스를 철거했다. 무더위에 우비를 걸치고 침수된 주택에서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이들의 굵은 땀방울은 감동이다.
 
수마가 할퀴고 간 지 1주일. 그동안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가 4만4000여 명에 달한다. 울산에서도 달려왔고 서울에서도 달려왔다. 서울 강남구는 자매결연을 맺은 괴산군에 구호 물품과 인력을 보내 피해복구를 도왔다. 자원봉사자·직능단체·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지원팀 90여 명과 살수차·방역 차량 6대를 보내 집중 방역과 토사 제거를 했다. 또 쌀과 라면, 생수 등 구호 물품도 지원하기도 했다.
 
10여 년 전 최악의 태풍 ‘루사’와 ‘매미’로 큰 피해를 봤던 영동군민들은 박세복 군수와 함께 괴산 수해 현장으로 달려와 보은(報恩)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당시 2차례 태풍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좌절할 때 한걸음에 달려와 무너진 집과 농경지를 복구하고 용기를 북돋워줬던 괴산 주민들에게 똑같이 보답을 했다.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과 대전새마을회 등 새마을 관련 단체도 청주 남일면 문주2리에서 침수해 훼손된 딸기밭 비닐하우스를 철거했다. 연수원 교육생 중 앙골라 보훈부 공무원 10명이 수해 복구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성금도 답지해 전국재해구호협회가 모금한 성금은 23일 11억4000만원에 달한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도 금일봉을 전달하며 수해 주민을 위로했다. SK하이닉스가 5억원의 성금을 내놓은 데 이어 현대백화점, KT&G 등 많은 기업이 의연금을 내놓았다. 선뜻 1억원을 쾌척한 익명이 여성독지가도 있다. 구세군은 빵과 우유를, 충북물리치료사협회는 이불을 지원했다. 목포시는 모포와 쌀을, 남인천우체국 하늘꿈봉사단은 수건을 보냈다. 도움의 손길은 수해 지역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천안도 군인 300여 명과 자원봉사자 190명, 공무원 60명 등 모두 550여 명이 투입돼 목천읍 지산리 등지에서 주택 토사 제거와 함께 비닐하우스 안에서 못쓰게 된 오이 등 농작물 넝쿨을 제거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경기도해병전우회, 대전충남양계농협, 서산시 자원봉사센터 회원들은 북면 복구현장에 투입돼 무더위 속에서 복구에 비지땀을 흘렸다.
 
수해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펼치는 사랑 나눔은 금전적 가치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값진 일이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도움을 손길을 내민 덕에 침수된 주택 복구가 속속 이뤄지면서 지난 16일 폭우 당시 2141명에 달했던 충북지역 이재민은 285명으로 줄었다. 자원봉사는 공동체와 타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베푸는 일이다. 우리 선조들은 기근과 자연 재난 등이 닥치면 서로 도와주는 미덕을 실천했다. 조선 향약의 4대 덕목에 꼽히는 ‘환난상휼(患難相恤·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돕는다는 뜻)’의 전통은 오늘날 자원봉사의 물결로 계승되고 있다. 이런 공동체 정신이 슬픔의 바다에 빠져 있는 충북과 천안에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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