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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누가 책임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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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7.23 16:1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백민석 세명대 부동산학과 교수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혁신과 쇄신이 진행 중인 듯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는 적폐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은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형태의 그릇된 의사결정들이 많이 진행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그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어떤 문제가 생기면 본인의 과오와 책임을 돌아보기 보다는 타인에 의해 발생된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그 책임의 범위가 사회 전반에 파급력이 큰 것일수록 심화되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다수의 대학들은 조만간 예정되어 있는 구조개혁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가 결과에 따라서 정원감축, 재정지원제한 등 많은 분야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구조개혁 추진주체의 근본적인 논리는 입학자원과 대학 모집정원과의 역전현상에 대한 우려이다. 정부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사학재단의 무분별한 확대 및 경쟁력 약화를 제기하고 있다. 2018년에서 2019년 사이를 입학자원의 인구절벽으로 표현하고 이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과연 사학재단에 있는 것일까.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클까.

일반적으로 국내의 경우 스무 살이 되는 해에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최근 직면하게 된 학령인구의 역전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20년 전인 1997년에 발생하게 된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초래한 IMF라는 금융위기가 주된 원인인 것이다. 당시에는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기존의 가족구조가 붕괴되고, 수많은 이혼과 더불어 출산을 꺼리는 현상이 사회전반에 팽배하였다. 이로 인해 당시 출생했어야 할 많은 아이들이 세상에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되고, 그 연장선상에서 작금의 학령인구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IMF 사태의 주된 원인이 사학재단에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그에 대한 책임은 현재의 사학재단들이 무겁게 지고 있다. 과연 죄가 있는 곳에 벌을 주고 있는 것인가.

최근 많은 공조직과 사기업 등의 의사결정은 매우 신속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무대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 많은 적폐들은 의사결정의 합리성과 적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책임져야 할 당사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경우 또한 허다하다. 후임자가 전임자의 과실 책임을 확인하는 동안에도 수 없이 많은 의사결정들이 진행되고 있다. 중간의 공백들은 국민의 혈세로 메꾸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반인들이 실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일들을 줄일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제 사회의 여러 현안들 또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사항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 따라 실제 책임을 지게 되는 타인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국가 간의 협정 또는 계약, 변절 또는 돌발 행동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미리 짐작할 수 없는 이해관계에 직면하고 있다. 일부 석학들은 최근의 시대사조를 초연결의 시대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나의 의사결정으로 인해 나와 연결되어 있는 많은 이들이 영향을 받게 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부디 아무리 사소한 의사결정이라고 생각 하더라도 그와 관련된 다수의 사람들이 헤아리지 못한 책임을 떠안게 될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하고, 이를 통해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지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비록 이 길이 쉽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해도 끊임없이 비전을 가지고 추진해 나간다면 결국에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해 가기를 바라는 바이다.

백민석 세명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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