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눈길을 끄는 꽃이 있다. 바로 꽃양귀비. 양귀비라는 단어만 듣고서 흔히들 마약의 원료가 되는 대마초같이 무조건 112에 신고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지만 꽃양귀비는 개양귀비라고 하며 양귀비과에 속하지만 엄연한 관상·원예용 꽃으로 마약이 되는 양귀비와의 차이가 있다.
마약용과 관상용의 구별을 하자면, 마약용 같은 경우 줄기나 꽃봉오리에 털이 없이 매끈하며 열매는 크기가 크고 둥글다. 또 꽃잎에 검은 반점이 있는 붉은 색이 주류를 이루며 하얀 진액이 나온다. 반면 관상용 같은 경우 줄기부터 꽃봉오리까지 전체적으로 털이 많고 곧게 서며 열매는 작고 도토리모양이나 달걀모양이다. 또 꽃잎은 주로 진한 주황색이며 진액이 없다.
양귀비는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설사, 배앓이를 할 때 양귀비 종자나 열매 껍데기를 물에 달여 먹으면 낫는다고 알려져 있다. 또 양귀비에 나오는 유액을 모아 굳히거나 열매 자체를 따서 술을 담그는 사람들도 많다. 때문에 진통제 등의 약재로 쓰이기 위해 도서벽지에서 많이 키웠다. 하지만 1953년 마약 관련법이 제정된 후 한의학에서는 중독성이 강하고 금단현상이 있는 양귀비를 사용한 약 제조를 전면 불법으로 규정했고, 또한 아편제작에 악용돼 ‘마약법’에 의해 전면 재배 금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양귀비 불법재배 관련 단속 건수는 2014년 34건(양귀비 249그루), 2015년 36건(양귀비 1186그루), 2016년 58건(양귀비·대마초 1340그루) 등 해마다 증가추세이며 시골뿐만 아니라 도심지역에서도 재배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많다.
불법재배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법을 어기고 있는 것에 대한 낮은 인식 때문이다. 양귀비 개화시기인 5월 중순부터 대마 수확기인 7월 상순까지 특별단속에 나서는 만큼 논밭이나 집주변에 자생하는 양귀비를 그냥 방치했다 하더라도 처벌될 수 있으니 평소에 양귀비와 꽃양귀비를 구분하기 위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종창 아산경찰서 영인파출소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