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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고진(苦盡) 감래(甘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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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6.07 15:4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하헌선 대전동산초등학교 교장

‘땀과 눈물 총량 불변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사람이 평생 흘리는 땀과 눈물의 합은 100이라고 한다면, 땀을 10 흘리면 눈물은 90 흘리게 되고, 땀을 90 흘리면 눈물은 10 흘리게 된다는 법칙이다. ‘1만 시간의 법칙’ 등과 함께 스포츠 경기에 가장 어울릴 듯한 표현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사자성어 역시 같은 맥락의 의미인데 ‘괴로움에 가까울 정도의 고통을 극복하며 혼신의 노력을 다하면 좋은 결실이 돌아온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에 듣기만 해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말이다.

‘고진감래라’는 사자성어는 여러 분야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지만 특히 스포츠선수에게는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생활의 지침으로 삼는 좌우명으로 가장 어울리는 표현일 것이다. 우리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은 각본 없는 드라마, 역전의 짜릿함, 명승부가 주는 박진감 등 스포츠적 요소와 함께 선수들이 흘린 땀과 눈물, 그들을 뒷바라지한 가족과 지도자들의 고진감래 사연들은 후일담으로 우리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전국소년체육대회를 비롯하여 전국체육대회·아시안게임·월드컵축구·올림픽 경기…, 등 많은 체육행사가 마치고 나면 많은 미담들이 전해진다.

해마다 고등학생 이상 성인이 참여하는 ‘전국체육대회’가 있다. 전국 각 시·도에서 선발된 선수들이 육상, 체조 등 각종 체육종목의 기량을 겨룬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겐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체육 꿈나무들은 드라마에 가까운 온갖 역경을 이겨내는 피나는 훈련을 한 후 선발전을 거쳐 자신이 살고 있는 시·도의 명예를 걸고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여 기량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체육 꿈나무들의 축제 한마당인 ‘전국소년체육대회’가 금년엔 제46회로 지난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충청남도 아산시에 있는 이순신종합운동장 등 50여개의 경기장에서 열렸다. 그 동안 자기 종목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전동산초등학교에 육상부가 있다. 2년 전에 4학년이었던 김지연 학생이 도약부문인 높이뛰기에 남다른 소질을 선보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체계적인 훈련으로 기능을 향상시켰다. 육상 종목은 대부분 기록경기라서 기록 향상을 위해서는 좋은 말로 체계적인 훈련이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으로서는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의 힘든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땀과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니까 본인의 의지와의 싸움에서 고통을 극복하면서 기록을 향상시키며 대전광역시 대표선수로 선발되며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보람을 만끽했다.

높이뛰기는 기본적으로 도약력과 유연성이 좋아야 되는데 무엇보다도 담력이 커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김지연 학생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기본적으로 도약력과 유연성도 좋지만 다른 선수보다 월등한 대담성을 가지고 있다. ‘전국소년체전’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격려했다. 결국 ‘제46회 전국소년체전’에서 당당히 1등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또 다시 고진감래의 짜릿한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되돌아보면 전국 1위라는 영광의 순간에 오르기 위해 흘렸던 진고의 땀 그리고 실패와 좌절을 수없이 거듭하며 포기의 유혹에서 흔들리지 않았기에 기록은 향상되었고,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한 고통의 시간에서 감래(甘來)는 예약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어느 분야에서 든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금년도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입상을 한 모든 선수들 역시 좌절과 실패를 극복하고 감내했기에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고진(苦盡)을 어렵지 않게 경험하며 살아간다. 정말로 힘들고 고통스런 상황에서는 누구든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는 유혹과 함께 그에 따른 좌절감을 겪을 수도 있지만 우리들은 그것을 극복해 나며 발전해 나간다. 여건이 좋지 않다는 핑계 또는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못하는 소심함은 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 요소이다. 우리 학교 6학년 여학생은 26명에 불과하다. 그 26명에서 김지연 학생이 발굴되어 전국 1위를 하였다. 여건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못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는, 결코 고리타분한 고사성어가 아니라 인생의 교훈이 될 수 있는 사자성어이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좌절과 실패를 맛볼 수도 있는데, ‘인간지사 새옹지마’라고 이런 어려움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누구나 달콤한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헌선 대전동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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