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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박에 빠진 청소년 적극적 예방교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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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5.31 16:01
  • 기자명 By. 충청신문
‘요행수를 바라고 위험한 일이나 가능성이 없는 일에 손을 대는 일.’ 도박이다. 도박이 우리 사회의 병증이 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인터넷 환경의 발달로 어린 나이에도 쉽게 온라인 도박에 손을 댈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온라인 게임으로 처음 사행활동을 접했다고 응답한 사람의 60%가 10대에 도박을 처음 경험했다고 답했다. 호기심에 맛 들인 세 살짜리 도박 버릇이 여든까지 가는 꼴이다.
 
이는 청소년 시절부터 도박에 물들지 않도록 접근을 차단하고, 예방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웅변한다. 그럼에도 도박 예방교육에 대한 교육당국의 관심이 거의 없다니 너무 소홀히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에 따르면 지역 학교 내 청소년의 5.8%가 도박 중독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한다. 전국 청소년 중독 유병률 5.1%보다 높다. 결코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이 가운데 4%는 위험군, 1.8%는 문제군으로 조사됐다. ‘문제군’은 반복적으로 도박을 하고, 심각한 수준의 조절 실패로 도박중독 위험성이 높은 상태다. ‘위험군’은 도박 경험이 있는 집단 가운데 경미한 수준부터 중증도 수준까지 조절이 잘 안 돼 문제를 겪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태다. 특히 위험군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문제군 청소년이 평균보다 많아 예방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한다. 재미를 넘어 학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용돈을 몽땅 날리는 수준이라면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은 도박과 게임을 혼동하기 일쑤여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박에 빠져들기 쉽다. 주로 학교에서 친구들과 돈내기 게임을 하고 심지어 수업시간에 돈내기 게임을 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학교(16%)에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12%), 수업시간(5.9%)에 돈내기 게임을 한다고 한다. 지난 3개월간 한 가지라도 돈내기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는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다.
 
청소년들이 쉽게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사행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10대들의 미성숙을 들 수 있다. 게다가 도박을 유혹하는 요소들은 주변에 널려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불법 도박 사이트가 활개 치도록 용인한 당국의 책임도 크다. 대부분의 도박 사이트는 계좌와 휴대번호만 입력하면 누구나 접속이 가능하다. 특히 SNS상에는 인기 게시물에 인터넷 도박을 광고하는 댓글이 많이 달려 링크만 클릭하면 바로 도박 사이트로 접속된다. 이 때문에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이 쉽게 사이트에 가입했다가 중독에까지 이르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찾는 도박 상담자 가운데 10대의 비율이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각급 학교의 도박 예방교육은 미온적이다. 대전·세종지역 학교 중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고 있거나 진행될 도박 예방교육은 9건에 불과하다. 작년에는 중학교 15곳, 고등학교 5곳 등 모두 20개 학교만 참여했을 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전의 전체 학생 가운데 겨우 5.6%만 예방교육을 받은 셈이다. 광주는 59개교, 경기 43개교, 경남 30개교가 교육을 신청한 것과 대조적이다.
 
도박은 자신도 모르게 중증으로 빠지는 데다 완치가 쉽지 않은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한 의료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도박 중독자가 병원을 찾아 전문치료를 받기까지는 평균 10년 이상 걸린다. 스마트폰·인터넷 도박의 확산 속도에 비하면 이를 단속·예방하는 대책은 걸음마조차 못 떼는 실정이다. 이대로 뒀다가는 나중에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될지 모른다. 도박 폐해에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홍보도 늘려야 한다. 도박 잠재 중독군으로 떠오른 청소년들을 특히 유념해 챙겨야 한다. 교육당국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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