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원전으로 읽는 정지용 기행산문’(정지용 저, 김묘순 편저, 깊은샘, 2015)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책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 우선 정지용의 기행산문 원전 한 편과 그 여정 탐방기 한 편씩을 병행하여 읽어나가면 좋을 듯하다.
김 작가는 2006년부터 정지용이 걸었던 일본 동지사대학, 중국 오룡배, 부산, 통영, 진주, 강진, 제주도 등을 기행했다. 이곳은 정지용 기행산문에 나타난 공간적 배경이기 때문이다.
정지용은 1923~1929년 일본 유학시절에 ‘압천 상류’ 2편, 1937년 박용철과 함께 기행에 나서 ‘금강산기’3편을 ‘조선일보’(1937. 2. 10~17)에, 1938년 김영랑, 김현구와 함께 강진과 제주도를 여행하며 ‘남유다도해기’ 12편을 ‘조선일보’(1938. 8. 6~30)에, 1940년 길진섭 화백과 평양, 선천, 의주, 오룡배를 향하며 ‘화문행각’ 13편을 ‘동아일보’(1940. 1. 28~2. 15)에, 1950년 정종여 화백과 함께 부산, 통영, 진주를 기행하며 ‘남해오월점철’ 18편을 ‘국도신문’(1950. 5. 7~6. 28)에 활자로 또박또박 찍어 세상에 펼쳐 놓았다.
김 작가는 정지용의 기행산문과 그 발자취를 따라간 산문의 연결고리를 독자들에게 어떻게 지어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생각 끝에 정지용의 기행산문 일부분과 제목을 ‘정지용 만나러 가는 길’의 산문 각 편 앞 장에 각각 실어 놓아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김 작가는 “정지용의 기행 여정 중 평양, 선천, 의주, 금강산 등은 둘러보지 못하여 아쉽지만 언젠가는 이곳들도 기행할 수 있으면 한다”며 “정지용을 떠나지 못하고 그리워하였을 모진 인연의 사람들의 풍경도 스케치하였다”고 말했다.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은 “정지용의 시와 산문이 특히 연변지역 작가나 청소년들에게 어렵게 다가갔다”며 “정지용의 문학혼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현대 정서에 어울리는 이 작품집으로 정지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돼 좋고, 옥천지역에서 이러한 정지용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