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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기념 특별초대석] 김희수 건양대학교 총장

‘열정의 삶 90년’… 새벽 3시 30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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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4.27 17:26
  • 기자명 By. 강주희 기자

 

 

정직·인성·기본 충실한 능동적 교육 실천
긍정적 마음가짐으로 성공·행복 이뤄야
뚜렷한 목표·열정‘무한도전’의 삶
 “교육 중심, 책임지는 인재 양성”
 
[충청신문=대전] 강주희 기자 =김희수 총장과 대학 캠퍼스를 걷다보면 마주치는 학생 모두가 다가와 옆집 할아버지를 만난 듯 “안녕하세요. 총장님”하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4년 대학 다니는 동안 총장 이름조차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은 요즘을 생각 하면 유별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총장이 그만큼 학생들과 많이 만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빵총장이라고 불리우게 된 것도 시험기간 밤늦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기특해 빵과 우유를 사서 주기 시작한 게 일종의 전통이 되면서 붙은 별명이다. 
 
김희수(90) 건양대학교 총장은 국내 대학에서 최고령 총장이다. 그는 1928년 7월 9일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김 총장은 “얼마 전 병원에서 신체나이를 측정한 결과, 50대로 나왔다”고 자랑했다. 
 
김 총장의 아침은 새벽 3시30분에 시작된다. 1991년 건양대 설립 이후 24년간 지켜온 생활방식이다. 대전시 서구 관저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 총장은 새벽에 일어나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건양대학병원을 찾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 병원 응급실을 시작으로 지하 전기실부터 11층까지 입원실과 식당까지 구석구석 살핀다. 당직 의사와 간호사들을 격려하고 오전 10시쯤 대학으로 이동해 강의실을 둘러본다. 
 
하루 1만2000보를 걷는다며 만보계를 꺼내드는 김 총장의 무한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 일까. 뚜렷한 목표와 남다른 열정이 김 총장을 걷게하는 이유인 듯 하다.
 
 
 
◇ 남다른 고객서비스 정신으로 동양 최대 안과 세우다
김 총장은 안과 전문의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세운 김안과병원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8층과 7층 규모의 2개 건물을 통째로 사용한다. 
 
1962년 영등포에서 안과의원으로 출발한 김안과병원은 현재 백내장센터, 녹내장센터 등 7개 안구질환 센터와 망막 전문병원까지 두고 있다. 
 
이 병원에는 60여명의 의사를 포함 총 35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매년 40만명의 환자가 이곳에서 안과 진료를 받고 있다. 
 
김 총장은 “지금까지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1200만명쯤 된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은 다녀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중반 눈병이 크게 번져 하루 외래환자가 3000여명에 달할 때 김안과병원 내에서는 소매치기가 활개를 칠 정도로 환자가 밀려들었다고 한다.
 
김 총장은 “당시 신용카드가 없던 때라서 무조건 현금아니면 외상이었다. 매일 진료를 마치고 돈을 다 셀수가 없어 은행직원이 찾아봐 돈을 세어서 부대자루에 담아 가져갔다”고 전했다.
 
김안과의원이 개원할 당시에는 환자가 많지 않았다고 한다. 영등포는 서울의 반이라고 해도 될 만큼 지역은 넓었지만 사실상 서울의 변두리였다. 
 
당시에는 의사가 개업을 할 때, 서울시내의 경우 개업하고 싶은곳에 마음대로 개업이 안되던 때였다. 
 
정부가 개업해도 괜찮은 지역을 정해주던 시절이었는데, 김 총장은 영등포를 택해 김안과 문을 열었다. 당시 신흥인구밀집지역이기도 했고 공장에 다니는 젊은 사람들도 많았다. 
 
처음에는 환자가 없어서 전단지를 직접 만들어 영등포는 물론이고 수원, 안양까지 쫓아다니며 담벼락에 직접 붙이고 다니면서 병원을 알렸다. 
 
‘적어도 10년안에 대한민국 최고의 안과로 키우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뛴 것이 동양 최대 안과를 세우게 된 원동력이 된 것이다.
 
 
◇ 남들 은퇴하는 63세에 대학을 세우다
1979년 고향인 논산 양촌면의 한 중학교가 운영난이 심각해 폐교 위기에 처하자 지역 유지들이 김 총장을 찾아와 학교운영을 부탁해왔다.
 
김 총장은 폐교위기에 처한 고향의 중학교를 부채와 함께 인수해 새로 건물을 짓고 운동장을 조성해 1980년 중학교를 1983년에는 고등학교 설립했다. 
 
김 총장은 “평소 ‘꿈너머 꿈’ 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의사로서 성공한 이후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줄곧 고민해왔었다”며 “그러던 중 육영사업에 요즘말로 필(Feel)이 꽃힌거다. 한 나라의 미래를 열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무엇보다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고 한다. 막상 인수했으나 시설이 도저히 학생들을 교육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돼 있었기 때문이다.
 
4000여 평의 부지에 철구조물로 된 2층 건물 한 동이외에는 이렇다할 시설이 없었다. 
 
학교 옆 부지를 매입하고 이전하기로 결심, 1만3000여평의 새로운 대지에 학교를 새로 지었다.
 
이후 당시에는 고가였던 컬러TV를 시청각실에 설치하고 어학실, 도서관, 기숙사, 수세식 화장질, 테니스장 등을 꾸미며 대전 충남지역에서 가장 좋은 시설을 갖췄다는 평을 들었다. 
 
중고등학교를 운영하던 1986년 주변의 지인들이 논산에 대학 설립을 권유했다. 당시 대학가는 학생운동이 매우 거셌던 시기로 정상적인 수업이 힘든 시대였다. 
 
또한 그 당시에도 이미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서울도 아닌 지방에 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반대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에 제대로 된 대학을 설립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이 아닌 논산에 대학을 설립했다고 한다.
 
김 총장은 실용적인 교육으로 지역 및 기업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민들도 언제든 와서 전문지식을 배울 수 있는 평생교육기관, 이런 대학을 고향에 만들겠다는 목표로 부지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적당한 곳을 찾아서 부지를 매입하기 시작했는데 몇몇 사람들이 끝까지 매매에 응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 와중에 일부 땅은 싯가의 40배 이상을 주고 사기도 했다.
 
본격적인 신축공사에 들어갔을 때가 1989~1990년 무렵인데 그 당시 분당 신도시 개발 때문에 전국적으로 벽돌, 시멘트, 철근 등 건축자재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하지만 다행히 당시 주변의 도움으로 예정대로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에 1990년 11월28일 건양대학교 설립인가를 받고 이듬해 1991년 정식으로 신입생을 받기 시작했다. 신설대학으로서 7.5대 1이라는 좋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 입학부터 취업까지…‘가르쳤으면 책임진다’ 
김 총장은 "교육이야말로 열정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돈이나 명예를 더 바라겠는가. 아직 앞날이 창창하고 비전이 무한대인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그들을 키워나가고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학교를 설립하고 10년이 지난 2001년 직접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가르쳤으면 책임진다'는 자세, 대학의 역할은 학생을 가르쳐 졸업시키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취업, 즉 미래까지도 책임져야 한다는게 그의 신념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교육시스템과 조직을 개편하며 열심히 움직여왔다. 
 
전국 최초로 지난 2004년 학생들의 취업지원을 위한 전용건물을 개관하고 학생들에게 맞춤형 취업지도와 상담을 비롯해 적성검사, 심층면접, 입사서류 클리닉 등의 프로그램과 채용동향 및 취업정보를 제공했다.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KPP(Konyang Power Program)라는 전공 및 외국어, IT등의 방과후 과외수업 프로그램 운영하는 등 실용교육으로 차별화했다. 건양대는 학생 중심이다. 즉 연구중심대학이 아니라 교육중심의 대학인 것이다.
 
최근 건양대가 지방대학의 발전 롤모델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총장은 "나만의 성공이 아니다. 우리 대학은 학생만 8000여명이며 교직원만 해도 1000명이다. 나 혼자서 뭔가를 달성하고 이뤄낼 수 있는 작은 조직이 아니다"며 "우리 건양대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대학구성원들이다. 조교, 직원, 교수 대학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대학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했기에 건양대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대학의 조직을 변화시키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회의 흐름과 변화, 직업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하거나 학과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늘 도전했다.
 
또 똑똑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도 좋지만 착하고 성실한 성품이 바탕에 깔려있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나도 쓸모없는 인재라며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인성을 강조한다. 
 
졸업할 때까지 인성교육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직장이나 사회에서 환영 받는, 정직한 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무역량을 갖춘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김 총장은 의료와 교육 분야에 있어서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이다. 
 
90평생을 살아오면서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을 지표로 삼고있다는 김 총장은 "사람의 기본은 ‘정직’이며, 성공의 기본은 ‘노력’이며, 병원의 기본은 ‘치료’이며, 학교의 기본은 ‘교육’이다. 기본이 지켜지면 모든게 만사형통일 것"이라며 오늘도 또 걷고 걷는다.
 
 
 

김희수 총장 미니인터뷰

▲ 대학은 어떤 인재를 키워야 하나.
 
건양대는 학생들에게 정직과 인성, 기본에 충실할 것 세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목표를 인성과 실무능력을 갖춘 문제해결역량을 가진 학생을 배출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액티브러닝(AL:Active Learning)이나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등 학생들이 어떤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능동적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
 
이같은 교육은 국내에서도 건양대가 선도적으로 도입했으며 다른 대학들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
 
▲ 지방대의 위기 극복 방안은
엄밀히 지금은 지방대의 위기시대가 아니라 대학의 위기시대다. 서울대를 나와도 자기만의 특별한 무기가 없으면 취업하기 힘든 시대다. 
 
우리 대학은 일찍부터 ‘교육을 하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교육책임주의를 가지고 취업률 제고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고 각종 국가시험 합격률 및 국가면허 취득률이 전국 최고 수준에 달하도록 가르쳐왔다.
 
그게 바로 건양대가 교육부와 각종 언론사에서도 인정하는 ‘교육우수대학’으로 손꼽히는 이유이며 앞으로는 지방대학이든 수도권대학이든 상관없이 특성화된 교육, 성과가 있는 교육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 건양대병원의 앞으로 발전계획은
건양대병원은 올해 11월 착공해 2020년 5월 완공을 목표로 2000억원을 투입해 500병상의 새병원을 건축한다.
 
새 병원은 기존 병원건물과 다리를 놓아 연결시키고 로봇수술과 초정밀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모든 시설과 구조를 환자편의에 초점을 맞추고 엄격한 감염관리 기준에 따르는 한편 호스피스 병동이나 회복기 재활센터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단순히 병상수를 늘리는 외연 확장이 아니라 의료서비스 향상에 초점을 맞춰 철저히 환자중심의 병원이 될 것이며 대전·세종·충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지역의 대표적인 의료기관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 성공과 행복을 위해 고민하는 청년들을 위한 조언
우리나라가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수준은 좋아졌지만 우리 청년들이 사회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금수저·흙수저 논란으로 느끼는 절망감은 나도 잘 이해한다. 오죽하면 ‘헬조선’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헬조선’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정말 말 그대로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이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나는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고 그 덕분에 돈 한푼 없이 미국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고 귀국 후 편한 대학 교수자리를 마다하고 병원을 개원해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지금 충분히 지혜롭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좀 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분명히 성공과 행복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 지역발전을 위해 충청인이 가져야 할 마음 자세는
충청지역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지리적으로 항상 중심에 위치하며 국가의 대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또 지금 세종시가 만들어진 이후 이제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무게중심이 충청으로 모이고 있다고 판단한다.
 
비단 충청지역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이나 자신의 고향을 사랑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충청인들이 나라를 위해 중요한 일을 해야 할 때이다.
 
나 역시 충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나라와 국민의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테니 우리 충청인들도 함께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대담 = 최인석 편집국장
정리 = 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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