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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만큼 눈부신 부부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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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9.03 19:08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충남 서산시 고북면 가구리 연암산을 바라보고 있는 한적한 시골동네에 망치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 소리는 사랑을 담아낼 사회복지법인 샤론 노인 요양병원을 증축하기 위한 망치소리다.

이곳은 요양병원이라는 말보다는 고북 ‘샤론의집’이라고 해야 알아들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1994년 연암산 아래 초록리 움막집에서 시작한 독거노인을 위한 시설은 2007년이 돼서야 정식 사회복지법인이 돼 건강의료보험공단의 1-2등급의 노인들 30명을 모시게 됐다.

이같은 참봉사의 길잡이에는 공승옥 목사(49·사진)내외가 있었다.

공 목사는 청년시절 음성 꽃동네에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이것이 바로 내가 해야 할 일이구나 싶어 신학의 길을 걷고 이 길을 택했다고 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더욱이 놀라운 일은 공 부부사이에는 자식이 없다.

곧 자식이 있으면 이분들에게 펼쳐야 할 사랑이 자식한테 분배되기 때문에 자식을 두지 않고 그 정성을 이곳에 수용한 분들한테 쏟겠다는 마음에서 란다.

인간이 갖는 가장 큰 욕망을 억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공 목사는 “처음 이일을 시작하고자 할 때 초록리 지삼수씨라는 분이 땅을 기증해 주시고 서해안고속도로가 개설되면서 컨테이너 4동으로 서산 최초 노인복지시설을 갖추게 됐었다”고 말했다.

그때 당시 수용인원은 4~5명에서 10명 정도로 늘게 됐다.

그는 “그때를 생각하면 앞날이 있을까 싶었어요. 하지만 이 일은 종교인이 해야 할 사명이라는 일념 하나로 독거노인 집을 찾아 외롭게 혼자 살지 말고 함께 살자고 할 때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이에 면사무소의 관계자분들과 지극 정성으로 찾아뵙고 병원도 모시고 밑반찬도 해다 드리며 식구처럼 잠도 함께 자다보니 정이 들어 함께하는 분들이 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의 시작은 말도 못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컨테이너에서의 한여름과 겨울나기란 그렇게 만만치 않았을 터.

그리고 함께한 노인들의 노환과 갑작스런 사망 등 이일을 처리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만은 분명하다.

지난 2007년 사회복지법인이 되기 전까지는 샤론의집이라는 명칭으로 공 부부가 모든 재원을 마련한 가운데 이끌어왔다.

문제는 사회복지법인이 되면서 지원되는 보조금이 건축 증축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1인 7평 기준을 세워 놓고 보조되는 지원금은 지난 2003년도에 지정된 금액을 지급하고 있어 시설 증축시 건축비 부담이 커 또 다른 어려움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사회각층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크다고 공 부부는 말한다.

특히 연 4000여명의 학생 자원봉사는 공 부부에게 큰 힘이 되고 있으며 반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을 처음 방문한 학생들은 노인들이 누워있는 방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라요.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그러한 분위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번 두번 오다보면 친숙해지고 목욕봉사는 물론 말 벗돼 드리기, 재롱에 노래불러주기까지 인간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도리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공 목사는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학생들의 방문에는 늘 문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형식적인 시간을 채우기 위해 오는 학생도 있겠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 목사 자신도 우연한 기회에 이같은 삶을 살고 있듯 이곳을 방문했던 학생들 중에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이러한 일에 종사할 수 있지 않겠냐는 희망의 메시지 같다.

공 목사는 “사랑만이 남는 일이고 사랑할 여력이 있을 때 사랑을 베풀어야 하며 사랑만이 영원하다”면서 “지난 삼복더위의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제로타리3620지구 한서로타리클럽의 쉼터 그늘막 설치 공사 봉사활동에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다”고 했다.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친구분과 친구 누님의 금전적 혜택, 초기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함께했던 서산시 고북면사무소의 관계자분들과 수많은 봉사자들의 밝혀지지 않은 봉사에 고마워하며 하루하루를 사랑을 베풀어가는 두 부부의 미소가 가을 햇살만큼이나 눈부시다.

서산/가금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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