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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논단] 먹을 것 다 먹고 다이어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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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1.21 13:4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백미영 대전충남세종 산업체영양사회장·동부경찰서영양사

[충청신문=백미영 대전충남세종 산업체영양사회장·동부경찰서영양사]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말 그대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많이 먹어도 체중 감량이 된다는 것이다. 이 다이어트는 국내에서 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갑자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겨졌던 지방이 사실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그 누명을 벗게 된 것이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구체적 방법은 식단에서 반 이상을 지방으로 섭취하고, 탄수화물의 양은 15% 정도 제한한다. 삼겹살 등의 고기를 마음껏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이 이 다이어트를 도전하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말이었다. 최근 SNS 등에서 ‘먹을 것 다 먹고 다이어트 하는 방법’이라는 내용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늘리는 것이 유행하게 된 것은 체중의 증가가 단지 칼로리의 과잉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의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과학적 발견을 토대로 한 것이다. 지방은 탄수화물과 당분이 없으면 나쁜 요소가 아니며, 살이 찌는 것은 지방을 섭취하면서 당을 같이 섭취하기 때문이다. 혈당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인슐린은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하여 혈당이 올라가면 정상 혈당치를 유지하기 위해 분비된다. 그러나 너무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하거나, 밀가루나 설탕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을 높은 비율로 섭취하면 이에 따라 과다하게 분비된 인슐린이 지방의 축적을 돕는다. 저탄수화물 식이는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양을 줄여 호르몬의 분비를 과도하지 않게 해 체지방 축적을 억제한다. 또한 우리 몸의 주요한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먹지 않으면, 지방은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게 된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케토제닉 다이어트(ketogenic diet)’라 불리기도 하는데, 몸을 케토시스 상태로 머물도록 만들어 말 그대로 케톤체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본래는 체중 감량이 아닌 간질·치매 등 신경성 질환이나 당뇨병을 예방, 개선하기 위한 식단으로 쓰였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 당 성분을 주 연료로 사용하는 뇌가 당을 사용하지 않고 케톤을 사용하게 만드는 목적이었다. 이상 뇌파를 만들어내는 간질을 조절하여 환자의 발작을 줄이기 위해서, 또 암세포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당(주로 단순당)을 줄여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식이요법으로도 쓰였다.

이러한 식이요법이 체중감량 효과를 내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케톤이라는 대사성 물질이 생기는데, 밥을 굶거나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이 수가 늘어난다. 케톤은 수분 손실을 유발해 일시적으로 체중감량 효과를 내는 것이다. 또한 다른 다이어트 방법에 비해 근육양의 손실이 없으며, 혈당의 변동 폭을 줄여 안정적이다. 또한 포만감이 유지가 되어 간식이나 군것질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전문가는 케톤이 산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케톤증을 유발해 대사를 방해하거나 신장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케톤이 증가하면서 수분 손실이 커지면 탈수 증상이 나타나 몸이 물 균형이 깨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 달 정도 단기간 시행하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으나, 그 이상 지속하면 탄수화물 부족으로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날 우려가 있음을 경고했다. 또한 장기간 고지방 식이를 했을 때 이것이 심혈관질환이나 암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없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방을 주로 섭취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 섭취가 늘어 질병의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이 다이어트 법은 영양 균형이 깨져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케톤체가 지나치면 체내가 산성화되어 세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위장 장애, 호흡곤란, 구토, 무기력증 등이 유발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는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케톤에 의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체내 산성화는 세포를 약하게 만들거나 세포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과 장기가 움직일 때 쓰이는 에너지를 공급하며, 뇌와 적혈구의 에너지원으로도 쓰이는 중요한 영양소다.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현미·통보리 등 좋은 탄수화물의 적당한 섭취는 필수적이다. 탄수화물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300g 이상이며, 최소 섭취량은 100g 이다. 무조건적으로 지방만을 섭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충분한 야채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도 하는 것이 건강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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