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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새(新, new)

이종구 학부모뉴스24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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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0.05 16:2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 종 구 학부모뉴스24 편집국장
[충청신문=이종구 학부모뉴스24 편집국장] 우리나라에 신문이라는 매체가 생긴 것은 조선 고종 임금 시대였다. 1883년 한성순보가 박문국에서 출간됐다. 이름 그대로 10일에 한번씩 발행됐다. 그 후  1896년 서재필이 민간 발행의 독립신문을 창간했다. 이때부터 ‘신문’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 같다. ‘신문’-새로운 것을 듣는다 라는 말로 새 소식(new)을 전하는 말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왜 신견(新見)이라 하지 않고 신문(新聞)이라 했는지 궁금하다.
 
어찌하던 신문은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는 매체이다. ‘새’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우리 말 ‘새~’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관형사. ①이미 있던 것이 아니라 처음 마련하거나 다시 생겨난 ②사용하거나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아니한’이라고 풀이 하고 있다. 그래서 ‘새~’라는 말은 새것으로 기분이 좋고 상쾌하며 알아보고 싶고 갖고 싶고 관심을 갖게 하며 마음에 담겨지는 매력이 있다.
 
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 ①의 의미는 있으나 ②의 의미가 없는 소식들이 많은 것 같다.
 
영어의 new는 ①새로운, 참신한 ②처음 보는〔듣는〕 ③ 아직 안 쓴, 신품의, 중고가 아닌 ④신선한, 싱싱한, 갓 나온 ⑤) 현대〔근대〕적인, 혁신적인 등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한자의 新은 도끼(斤:근)로 나무를 베고 나무를 다시 심는다는 뜻 같다. 오래되어 죽고 썩은 나무를 베고 새롭게 나무를 심는다는 의미 같다.
 
며칠 전 마을의 목로집에서 어르신들과 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 가던 중 화제가 ‘정치’로 옮겨졌다. “정치 소식이 텔레비전에 나오면 텔레비전을 끄거나 채널을 바꾼다”는 말이 공통의 의견이었다. 정치 뉴스는 새 소식이 아닌 낡은 소식이 된 것이다. 뉴스도 세분화했으면 좋겠다. 정말 새 소식과 상(傷)소식, 썩은(腐)소식 등으로 구분하여 보도하면 어떨까?
 
지난 9월 초, 서울 서교동에서 화재가 났을 때, 이웃을 깨워 대피시킨 ‘초인종 의인이라 불리는 고 안치범 씨’의 소식은 국민들의 마음을 울리며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감동을 주었다. 그런가 하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소식에 이은 자원봉사자들의 복구 참여 활동 소식, 추석을 맞이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전한 많은 우리 이웃들의 소식은 새 소식이었다.
 
그러나 오로지 자신들만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몇몇 분들의 작태는 상한 소식이고 썩은 소식이었다. ‘협치’니 뭐니 하면서 삶의 어려움에 있는 이웃들의 보다는 자신들의 권력 욕심에만 급급해 하는 모습들은 새 소식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 출근길에 기다리는 열차가 오지 않는 소식은 썩은 소식이다.
 
‘새~’는 희망이다. 마음에 담겨지는 감동이 있다. 추운 겨울에 봄을 기대하면서 굳이 ‘새봄’이라고 표현한다. 해마다 오는 봄이지만 희망을 담은 새봄이다.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새차=新車’샀다고 한다. 즐거움과 뿌듯함과 새로움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차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중고차를 사고는 새차 샀다고 하지는 않는다. 주택도 마찬가지이다. 분양 받아 입주할 때 새집 샀다고 한다. 새로운 거주의 희망과 기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집을 구입할 경우는 그냥 집 샀다고 한다.   
 
때가 되면 “여러분의 일꾼으로”, “여러분의 머슴으로” 등 온갖 사탕발림 말을 쏟아 놓고는 정작 시일이 흐르면, 어느 사이 ‘높으신 어른’으로 ‘대접 받으려는 어르신’으로 변한다. 마치 중고차를 사고 새차를 샀다고 하는 것과 같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도 요즘의 여의도 그곳의 모습은, 보여지기에는 자신들만 위해서 일하는 모습이다.
 
수해가 나서 망연한 주민들을 위로하고 흙탕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닦아주는 이들은 이웃의 주민들이다. 일꾼이 되겠다던 그 어른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청탁금지법’이 지난달 28일부터 발효되어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피감기관에서 대접 받지 않고 자신들이 식사비를 냈다고 하니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진작에 그렇게 했어야 했다. 이런 소식은 새 소식이다.
 
국민에게 새 소식을 주는 나라, 애국심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애국심이 생겨나게 하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어가는 지도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황희 정승, 맹사성 정승 같이 덕으로 모범을 보이며 후진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새 소식이 많아진다.
 
가을이 익어간다. 산야에 더운 여름을 이긴 오곡백과가 탐스럽다. 풍성한 가을 만큼 2016년 남은 석달은 새 소식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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