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옥천] 최영배 기자 = 올여름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유입된 장마 쓰레기 수거비용이 9억원을 넘어섰다. 2002년 태풍 '루사'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금액이다.
28일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 관리단에 따르면 지난 7월 호수 유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추소리 수역에 2만1350㎥의 쓰레기가 떠밀려 들어왔다.
수면 위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를 호숫가로 걷어내는데 연인원 200여명과 선박·중장비 등이 동원됐다. 수거비용만 7억3000만원이 들었고, 기간도 3주일 넘게 소요됐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쓰레기는 햇볕에 말린 뒤 퇴비원료로 쓸 나무류와 재활용품으로 분류한다.
이 작업에 또다시 한 달이 걸렸다. 나무류와 플라스틱·스티로폼·유리병·고철·비닐 등으로 분류된 쓰레기는 석호수역 선별장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태다.
대청댐 관리단 관계자는 "10월 초 입찰을 거쳐 나무와 초본류는 퇴비 생산업체로 보내고, 나머지는 재활용 업체에 처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마 쓰레기는 진흙 등으로 뒤범벅돼 재활용품이라도 돈을 주고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댐 관리단은 처리비로 2억원 가량이 더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장마 쓰레기를 치우는 데 모두 9억3000만원이 드는 셈이다.
대청호는 2000년대 들어 쓰레기 때문에 4차례 홍역을 치뤘다.
2002년과 2003년 연거푸 3만3890㎥와 2만4550㎥가 밀려드는 바람에 9억9000만원과 7억5000만원의 처리비가 나갔다.
2011년과 이듬해도 1만997㎥, 1만5000㎥를 처리하는 데 8억원과 7억3000만원이 들었다.
대청호 장마 쓰레기는 90%가량이 나무나 풀 등이다. 호수 주변 산림이나 하천 등에서 떠내려온 것들이다.
그러나 빈 병과 플라스틱류 등 생활 쓰레기도 화물차 수십 대 분량에 달한다. 심지어 장롱이나 소파, 냉장고도 있다.
댐 관리단 관계자는 "유입량이 적더라도 생활 쓰레기는 수거가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하천 주변 등에 몰래 버린 쓰레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허비되고, 수질이 위협받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