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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논단] 나홀로 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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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9.26 13:5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백미영 대전충남세종 산업체영양사회장

[충청신문=백미영 대전충남세종 산업체영양사회장] 우리나라 식당의 흔한 풍경은 주로 여럿이 모여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우리는 식사를 하더라도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것은 단순히 식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는 '혼밥'과 '혼술'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퍼져가고 있다.

20~30대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홀로 족이라고 대답한 인원이 무려 전체의 52.5%를 차지했다. 혼자 먹는 밥은 맛이 없고 혼자 마사는 술은 독주와 같다는 과거의 인식과 달리 혼자 사는 모습이 익숙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1인 가구의 증가라는 사회적 현상과도 맞닿아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가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독거노인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의 1인 가구가 대다수였다면, 지금은 싱글족이나 기러기아빠와 같은 다양한 모습의 1인 가구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한 사회학자는 이를 가족체계의 변화라고 분석했다.

대가족 위주의 사회에서 핵가족 위주가 되었듯 핵가족에서 1인 가족 위주의 사회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식업체는 혼밥족을 위한 세트메뉴를 내놓기도 하고, 다인석 테이블보다 1인, 2인석을 위주로 하는 가게도 생겨났다. 또한 편의점이나 배달업체 등은 혼술족을 위한 안주 등을 판매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혼술족과 혼밥족 등 '나홀로 족'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온도차가 존재한다. 먼저 사회에 적응 하지 못하고 타인과의 소통에서 멀어져 함께할 사람이 없다는 '결핍'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행동으로 보는 부정적 시선이 있다.

나홀로 족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가속화를 야기한다는 의견도 있으며, 가족이나 친구 등과 떨어져 지내는 고립된 생활은 각종 질환을 앓을 위험이 높다는 염려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나 사회적 유대 관계가 없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에 만성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홀로 족'을 선택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개인의 선호인 라이프스타일의 한 방식이며, 자연스러운 사회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홀로 족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만족도는 전체의 73.1%로, 나홀로족에 해당하지 않는 응답자(756명) 중 만족한다는 비율(64.4%)보다 더 높았다. 한 사회학자는 혼자는 외로움, 고독, 소외가 아닌 자유로움과 개인의 표현이며 고독에 익숙해져야 진정한 사회작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두 시선 중 어느 것이 맞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분명 나홀로의 삶은 선택도 있을 것이며,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의 나홀로족이 많았다면, 지금은 선택으로 인한 나홀로족이 늘어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들은 그 상황을 즐기며 sns를 통해 소통하고  좋은 상품이나 맛집을 공유 하듯이 서로의 생활을 공유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건 소통부재에 의한  단절이라고 볼 수 는 없는 것이다

최근 혼술족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방영중인데, 그 드라마 속 대사는 혼술의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가 혼술을 하는 이유는 힘든 날 진심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내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마음을 나누기보다 혼자 식히는 것이 이렇게 혼자 마시는 한 잔의 술이 더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난 이렇게 혼술을 한다."

이렇듯 어쩌면 '혼자'의 욕구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학교와 직장 등 촘촘한 네트워킹 시대의 당연한 모습이며, 수많은 사람과의 접촉 속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복잡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인 투쟁인 것이다.

그러나  주위 사람과의 적당한 교류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과의 소통은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의 감소를 통한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어차피 우리는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엮인 관계 속 세상에서 살아간다. '혼자'라고 해도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은 완벽히 고립된 삶을 살 수는 없다. 다만 나홀로의  삶은  필연적인 공동체 생활에서 벗어나 남보다 나를 알아가는 나만의 시간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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