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서산] 지정임 기자 = 육쪽마늘 주산지로 알려진 서산에서 농민들이 도매상인에게 마늘 대금을 떼였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6일 서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마늘 재배 농민 한모(65)씨는 최근 마늘 도매상 A(35)씨에게 마늘을 판 뒤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지난 6월 당시 1㎏에 3300원 하던 육쪽마늘을 시세보다 ㎏당 300원씩 더 주겠다고 꼬드겨 마늘을 수거한 뒤 대금 1억6천만원을 주지 않았다는 게 한씨의 주장이다.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면서 A씨에게 마늘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농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35명에 달한다.
농민들이 A씨에게 넘긴 마늘 양은 280t가량으로, 도매가격으로 환산하면 8억5000만원이 넘는다.
마늘 대금을 받지 못한 농민 가운데 일부는 충격으로 병원 치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서산지역에서 농산물 도매업을 하는 A씨는 농민들로부터 사들인 마늘을 마늘 창고 업자에게 1㎏에 2500원씩 받고 재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창고 업자와 1㎏에 2500원씩 마늘을 팔기로 한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무리하게 마늘을 사들였다"며 "경영상의 이유로 대금 지급이 늦어지는 것일 뿐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A씨는 일부 피해자들에게 마늘 대금을 변제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농민들을 속여 마늘을 수집한 뒤 헐값에 넘기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