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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분노와 응원이 함께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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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8.07 13:5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 사회복지과 교수

[충청신문=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 사회복지과 교수] 요즘 헛 살았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사람 사는 것이 ‘특별히 다를 것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면 큰 부자가 되기는 어려워도 밥 굶지 않고 자식들 공부시켜 온전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꽤나 견고했던 사람들이기도 하다. 혹 공돈을 벌거나 횡재의 기회가 찾아오면 ‘내가 감당할 운수’가 아니라거나, ‘분수에 넘친다’는 이유를 들어 ‘기어이’거부해야 속이 편안했던 우리주변의 이웃들이다.

그런데 이런 착한 사람들이 속된 말로 ‘뿔’이 났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단초는 영화속에서나 등장해야 할 대사가 현실로 뛰쳐 나온 것이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한 부패언론인(백윤식 분)이 “민중은 개 돼지입니다”라는 대사를 해 관객들을 섬뜩하게 했다. 그런데 교육부의 고위간부가 “민중은 개 돼지며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영화 얘기에 국한된 말이라 변명했지만 보통사람들은 그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이번 일이 불거지지 않았더라면 그는 대학총장, 국회의원, 교육부장관까지 도달할 수도 있었던 재원이었다. 행여 지금 이런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도 보통사람들을 ‘지극히 우매한 중생’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든다.

문제의 관료가 민중을 개돼지가 아닌 ‘무섭고, 눈치를 보아야 할 이성적인 존재’로 생각하도록 만들었어야 했다는 뒤늦은 후회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또한 교육부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이어 진다. 그간 교육부가 쌍방향이 아닌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거나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도 국민과 교육기관들을 무시한 데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이런 일이 어디 교육부뿐 이겠는가 부실 조선사가 다 망해가는 동안 뒷짐을 지고 있던 국책은행이 다시 구조조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섰다. 수사를 통해 드러난 것을 보면 해당조선사는 분식회계를 일삼았으며, 실적을 부풀려 노사가 부당한 과실을 나누었다. 현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땅히 과실을 인정해야 할 사람들이 또다시 조선사를 구해보겠다고 나서는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 누가 누구를 심판한단 말인가?. 부실한 조선사를 살리는데 들어가는 공적자금은 결국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이번 일에 국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다.

세종시 정착을 위해 분양 특혜를 받았던 공무원들이 프리미엄을 받고 아파트를 팔아넘겼다는 사건도 황망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수사결과는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시세차익이 미미하다고는 하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것이 서민들의 법감정이다. 세종시에서는 "세종대왕도 대노할 세종시 공무원 불법전매 발본색원해야“라는 진실 사회고발 프로그램이 방영됐고 책(서울교육방송,서울문학)으로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 세종참여연대는 “세종시는 5월 검찰이 아파트 불법 전매 수사에 착수하면서 부동산 투기도시, 공무원 특혜도시라는 오면을 받게 됐고, 이번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에서 실체가 드러나면서 공직사회에 대한 실망과 위화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부당하고 정의롭지 않은 일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해내야 한다. 우리사회의 불평등, 비정상의 정상화, 부정의 등에 맞서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질곡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장하성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불평등이 악화되기 시작해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소득분배의 균형은 완전히 상실되었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이 심한 나라가 되었으며, 일자리간의 불평등∙노동자간의 불평등∙기업 간의 불평등∙세대간의 불평등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세계 최악의 불평등 국가로 떨어지고 있다(왜 분노해야 하는가, 헤이북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현실에 안주하고 세상을 바꾸려하지 않았기에 불평등 국가가 되었다고 했다. 또한 다수의 국민이 함께 분노하고 세상을 바꿔보려는 젊은이들에게 기성세대가 응원을 보낸다면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당부분 그의 의견에 공감한다. ‘때로는 격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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