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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아직도 갈길 먼 비정상의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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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7.07 15:3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최 준 탁 진천주재.
[충청신문=최준탁 진천주재]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의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16일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들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정상의 정상화는 과거로부터 지속돼온 국가, 사회전반의 비정상을 혁신하여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현 정부의 중요한 국가 어젠다다. 하지만 그렇게 목소리를 드높였던 ‘비정상의 정상화’ 구호도 시나브로 시들해진 느낌이고, ‘정상화’는커녕 ‘비정상’이 여전히 설쳐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누구보다도 깨끗하고 투명해야 할 판검사 출신 변호사가 전관을 이용하여 브로커와 결탁하고 변호사비로 수십억씩 챙긴다. 불과 수년 만에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하는 불법과 탈법으로 수백억을 축적한 인사, 또 그 돈으로 자신의 죄를 감추려고 서민들은 상상도 못하는 변호사비를 쓰는 사회가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
 
남이 그린 그림을 자신의 그림이라며 판매한 유명가수는 또 어떤가. 예술작품의 가치는 예술성으로 판단함이 정상인데도 유명인이라는 이유라는 왜곡된 잣대로 미술품이 고가로 평가받는 세태가 과연 정상인가?
'묻지 마' 살인과 한 끼 식사를 위해 사람을 죽이고 자신들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집단 성폭행하는 사건들을 대하면 TV 보기가 겁난다. 이게 과연 우리 대한민국의 사회적 수준이며 현주소라는 말인가?
 
TV에 출연한 한 인사는 “우리나라는 가장 지도자층에 있는 입법·사법 망치는 사람들과 행동으로는, 입법부는 입법 로비 부정부패가, 사법·행정 부처는 전관예우가, 경제는 금융의 관료적 정책과 잘못된 규제가 경제를 망친다”고 말한다.
 
알고는 있다. 그러나 고치는 건 이처럼 어렵다. 비정상의 정상화로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자는데 반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총론에는 찬성해도 각론에 들어가면 각자의 실리에 다른 또 다른 이해득실과 이에 따른 주장들로 실행은 어렵다. 각자의 생각, 행동양식을 바꾸기는 더 어렵다.
 
아직도 가슴이 아파오는 세월호 사태를 겪으며 그토록 척결을 주장했던 관피아, 해피아는 과연 정리되었는가. 오히려 최근에는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가 뜨고 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관리하는 회사가 서울메트로 출신 퇴직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만든 하청업체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보수는 제대로 챙기고 실제로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최저임금에 형편없는 대우를 했다는 것이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건
은 예견된 사고라는 얘기다. 이런 사회가 정상일 리 없다.
 
유행어처럼 떠다니는 말로 ‘국가 돈 못 먹는 놈이 바보다’ 라는 말이 있다. 지자체의 작은 보조금부터 국가 돈 수천억을 먹고도 잠깐 감옥을 갔다 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고 몰지각한 어떤 대기업은 은행 돈을 자기 집 금고 돈처럼 갖다 쓰면서 사업을 하고 힘없는 중소기업은 은행 돈 쓰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이건 결코 정상이 아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 잡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 사회가 ‘인성(人性)’에 집중한 건 옳은 방향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다움’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어떻게 사는 게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는 밥상머리에서, 초중고 학교를 거치면서 이미 다 배웠다.
 
정말 그럴까.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서 윤리 도덕은 사라진 지 오래다. 국제화니 세계화니 하면서 인간의 삶에 가장 기본이고 덕목인 윤리 도덕은 학습과목에서 제외되고 무조건 학생들을 1등부터~꼴등까지 등수를 매겨 첫째도 영어, 둘째도 영어요 그리고 수학이요 국어요 하면서 입시지옥으로 어린 학생들을 내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교육부터 정상화돼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모든 국민이 무조건 대학을 가야하고, 무조건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사회적 모순에 대한민국은 서서히 병들어가고 있다. 60을 넘긴 본 필자는 요즈음 유치원생도 잘한다는 영어도 잘 못 한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는 국내 굴지에 기업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직원으로 근무도 했었고, 과거 여행비자가 허락되지 않았던 80년대 초 외국출장도 다니며 나름대로 호연지기를 키우기도 했었다.
 
비정상을 정상화하겠다던 그 때의 구호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지 국가적 차원에서 뒤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사회 곳곳에 잘못된 ‘비정상이 정상화처럼’ 되어가는 잘못된 관행·제도를 리모델링이 아닌 재개발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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