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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이제 노벨문학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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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5.26 19:5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 완 영 세종본부 부장
[충청신문=정완영 기자] 지난 16일 밤(영국 현지시간). 이름도 많이 잘 알려지 않은 작가 한강이 작품 이름도 독특한 '채식주의자'라는 소설로 영국의 권위있는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우리나라 작가로는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는 낭보가 런던으로부터 날아왔다.
 
맨 부커상(Man Booker Prize)은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매년 10월 영어로 작품을 쓰는 영국연방 국가 작가들을 대상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프랑스의 공쿠르상(Prix Goncourt), 노벨문학상(Nobel Prize in Literature)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는다. 
 
출판과 독서증진을 위한 독립기금인 북 트러스트(Book Trust)의 후원을 받아 부커 그룹(Booker Group)의 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부커상의 주관사인 부커 그룹은 1835년 설립된 영국의 종합물류유통회사로서 설탕 사업, 슈퍼마켓 사업 등을 하는데, 1964년 문학관련 사업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68년부터 부커상을 제정해 시상을 하고 있다.
 
이 상은 영어권 출판업자들의 추천을 받은 소설작품을 후보작으로 하여 신망받는 평론가와 소설가, 학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가들에게는 그들 작품의 특별판을 제작해주고 상금을 제공하며 최종 수상자는 상금과 함께 국제적인 명성을 보증받는다.
 
부커상은 일반인들의 관심을 넓히고 직접적인 참여의 기회를 주기 위해 심사위원들에 의한 부커상 선정과는 별개로 일반 독자들이 뽑는 피플스 부커(People's Booker)를 1999년에 제정하였다. 부커상 후보를 대상으로 일반인들이 인터넷 투표를 통해 선정하게 된다.
 
2002년부터 금융기업인 맨 그룹(Man group)이 상금을 후원하면서 명칭이 부커상에서 맨부커상으로 바뀌었다.
 
1981년, 1993년, 2008년 세 번의 부커상을 받게된 작품은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의 '한밤의 아이들(Midnight's Children)'이다. 사실 루시디는 우리나라에서 부커상 수상보다는 1988년 이슬람교 탄생과정을 그린 소설 ‘악마의 시’를 냈다가 이란의 지도자 호메이니가 사형선고를 내려 살해 위협에 시달리며 13년간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더 유명했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작가 한강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4년 서울신문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얼굴을 알렸다.
 
수상한 작품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는 한강의 세 번째 장편소설로 한 여자가 어릴 때 육식과 관련한 트라우마를 겪고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자신을 식물의 상태로 만들어 서서히 죽음에 다가간다는 이야기로 그리 특별하지는 않다.
 
작가 한강도 담담하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인간의 폭력성과 인간이 완전히 결백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맨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상처를 응시하는 담담한 시선과 탄탄한 서사, 인간 삶의 비극성에 대한 집요한 질문을 던진 작품이라는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런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자 이름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 한강이 떠오르면서 그녀가 쓴 다른 소설들도 덩달아 연일 최고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2만 권이 나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요즘 서점가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들은 힘든 세상을 쉽게 살아가는 요령을 가르쳐주는 얄팍한 지침서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작가 한강으로 인해 근래에는 보기 드물게 출판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해마다 1월 1일자 중앙일간지를 기다리듯이 우리나라에는 매년 겨울의 초입만 되면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기대로 관심이 집중된다. 몇명 작가들이 후보군에 들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이번에 작가 한강과 함께 상을 받은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Deborah Smith)를 보면서 작가가 글을 잘 쓰고, 그 작품을 독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읽어 주고, 좋은 번역가를 발굴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을 위해 한 발자욱 앞으로 나갈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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