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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고령사회의 경제핵심은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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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2.11 15:2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박 희 석 편집국 부국장

최근 외국의 한 연구기관이 한국의 잠재성장 가능성을 ‘여성의 고용확대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하지만 문제가 적지 않다. 기업과 사회의 인식수준이 아직 낮고 여성의 사회진출 속도는 너무 느린 때문이다.

이 기관은 한국이 초고령화로 접어든 이상 여성인력의 활용만이 남겨진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이 분석을 얼마나 주지하고 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러나 고령화로 생산구조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의 남은 숙제를 제시하고 있고 더구나 그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이 희망을 갖게 한다.

20대에는 남성과 큰 차이가 없는 우리나라 여성(女性)의 경제활동은 30대 이후 급격히 떨어지고, 육아 부담을 어느 정도 벗어난 40대 이후에는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나 좋은 일자리에 재취업할 수 없어 많은 여성 인재가 재취업을 포기하는 전형적인 후진적 구조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인한 잠재소득 손실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9%인데, 미국은 0.1%에 불과하다.

정부가 내놓은 ‘일하는 여성의 생애주기별 경력 유지 지원 방안’은 기대가 크다. 사회 구조의 특성상 자녀 양육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게 임신 및 출산, 자녀의 영유아기, 초·중·고 시기에 맞춰 모성 보호, 보육 및 돌봄, 재취업 지원 그리고 일·가정 양립 문화를 조성해 여성의 경력 유지와 경제활동 참가를 뒷받침하는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을 정부는 제시하고 있다.

육아휴직을 다녀 온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연장하면 임금의 일정 부분을 보전해 주고,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첫 1개월 급여를 100% 지원하며,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대안을 택한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줄어드는 소득의 일부를 지원하는 등 눈에 띄는 새로운 대책들이 보인다.

2014년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특히 기혼연성의 고용률이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하고,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취업한 경력단절 여성이 10만8000명이며 이 가운데 63%가 상용직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재정이나 고용보험 재정을 활용해 여성의 경력 유지를 지원하는 등 정부의 여러 방안이 실효성 있는 여성의 고용률을 제고하는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여성 취업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민간(民間)기업들은 자체적인 인력 양성에는 소홀하고 다른 곳에서 경력을 쌓은 인재를 영입하는 데는 열심이어서 몇 년 전에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소기업에서 양성된 인력을 대기업에서 채용하는 경우 일종의 ‘이적비’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을 정도다. 여성인력 채용에 있어서도 많은 기업은 당장의 손익계산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남성 수준으로 높아지면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 높아진다는 것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구 결과다. 여성 채용 및 경력 유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정부의 여성 경력 유지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다. 공공부문을 통해서 여성 채용이나 경력 유지를 선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열린 노동시장이 구축되고 스펙(SPEC)이나 학벌이 아닌 능력을 기준으로 인적자원이 평가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여성 근로자는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특히 30대 후반에서 50대 전반은 비정규직 비율이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이미 정규직으로 진입한 남성들의 기득권이 과도하게 보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고용 이후에는 정규직으로 전환을 의무화한 기간제법으로 2년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많은 여성의 고용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뿐만 아니라 결혼과 육아 후에 다시 일자리를 찾을 때 학벌이나 근무경력에 의해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육아 부담으로 경력이 단절된 많은 여성들은 생계형 취업을 할 수밖에 없다.

후진적 정책과 높은 관습의 벽,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관행화 된 사회구조아래서 이를 깨부수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남은 희망이 여성에 있고 또 다시 여성의 힘에 의존해 국가성장을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면 우리 모두가 그 희망에 집중해야 한다.

노력을 하지만 안되는 것은 통합적 매뉴얼이 없고 또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탓이 크다. 이것이 딜레마다. 여성고용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다. 정부가 합당한 매뉴얼을 내놓고 민간기업과 여성계 그리고 동원가능한 총체적 방법을 동원해 국가적 인식변화노력과 실천을 추진해야 한다.

범부처별로 힘을 모아야 하는만큼 통합된 고용개선기구를 활성화 하고 의제를 여성으로 집중하는 직제를 만들고 역량을 집중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상대적 여권신장이 높아진 지금이 앞으로의 기회를 선용하기 위해 시작의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라 할 수 있다.

박 희 석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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