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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한국어가 살아야 대한민국의 얼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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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1.17 18:59
  • 기자명 By. 충청신문
로마제국이 융성했을 때 로마의 언어 라틴어도 발흥했다. 인구로 보면 로마인은 그들이 정복한 사람들보다 그 수가 적었다. 그러나 로마의 힘 때문에 이민족들은 라틴어를 배워야 했다. 로마가 쇠퇴한 후에도 라틴어는 1000여년 간 ‘교육의 언어’로 군림했다. 로마제국은 사라졌지만 라틴어의 족적은 종교와 학술·외교 각 분야에서 지금까지 남아있다. 
 
미국이 세계사의 전면에 부상하기 전인 19세기 후반. 세계어를 실현하려는 다른 시도가 있었지만 힘이 받쳐주지 못해 실패했다. 유태계 폴란드인 안과의사였던 자멘호프는 1887년 여러 언어의 요소를 결합해 에스페란토를 창안했다.
 
영어의 세계적인 확장에 두려움을 느끼고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이다. 영어의 침투가 거세지자 프랑스는 1994년 ‘프랑스어 사용 관련법’을 만들어 프랑스어를 보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상품의 이름과 사용설명을 프랑스어로 써야 한다. 라디오 방송물의 최소한 40%는 프랑스어로 된 자국 프로그램으로 편성해야 한다.
 
그러나 영어의 힘은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냄새처럼 프랑스에도 솔 솔 전파되고 있다. 지하철 광고판 다섯 개중 하나는 영어로 되어 있다. 파리 근교에 있는 아메리칸 스쿨과 브리티시 스쿨에 들어가려는 조기영어 후보군들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국내의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우리말 우리글 한글이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고 한다. 추정치이지만 매년 전체 사용언어의 5-10%씩 감소하며 대신 영어가 등장한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근래에는 대륙 중국어의 열풍이 불기 시작 할 뿐 아니라 오래 전 부터 밑바닥 훌기 식으로 전파되고 있는 일본어와 무분별한 일본어식 한자, 영어의 오류 침투 또한 무시못할 복병이다. 
 
컴퓨터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해괴한 외계어라는 것이 청소년들의 언어에 깊숙하게 침투하여 한글 언어 정착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요즈음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외계어 언어의 조합은 도대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어렵지만 청소년들 사회에서는 확실한 공용어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매년 감소하고 있는 우리의 한글, 이렇게 향후 10년 100년 500년, 1000년 후를 생각을 해보자. 과연 그 때에 한글이 얼마나 존재하고 있을까. 어느 언어학자는 앞으로 수 백 년 아니 수 천 년이 지난 후에는 한글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계하고 있다. 우리의 한글이 언제 사라질지 참으로 걱정스런 일이다.
 
지구상에서 한글이 사라진 영어세상으로 바뀌었다고 가정해보자. 영어로 출생신고서를 하고 주민등록증을 비롯하여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의 모든 교재가 영어로 된다. 그리고 우리 생활의 모든 의식주가 영어로 되어 있다. 미국의 생활과 문화를 한반도로 그대로 옮겨 이 방식을 따라잡으며 살아야 한다. 국가기관과 단체, 시중의 점포 등 어느 것 하나 한글로 된 이름은 없다. 대화도 영어로 해야 하며 농촌의 모든 농산물도 영어로 표기된 산물이어야 한다. 자연 동, 식물도 영어로 된 이름들이다. 영어를 모르면 무학자(無學者)가 된다. 종종 습관적으로 헛말이 되어 나오는 한글이 있다면 이는 촌사람으로 분류된다. 예전에 서울에 가서 경상도나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면 촌놈이 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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