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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북한말과 남한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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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1.03 17:21
  • 기자명 By. 충청신문

남북한이 사용하는 말이 각기 다르다. 비교하여 검토해보자. 북한에서는 여성, 노동을 ‘녀성, 로동으로 기록한다. 또 냇가, 빗발을 내가, 비발로 적고 있다. 북한에서는 구경꾼, 일꾼을 구경군, 일군으로 기록하고, 빛깔, 맛깔을 빛갈, 덧니, 톱니’를 덧이, 톱이로 기록한다.

또 발음은 같은 일부 이음말끝으로 이어진다. -어를 -여로 하는가 하면 비어, 내어, 베어여, 되어, 쉬어를 ‘비여와 내여, 베여, 되여, 쉬여로 각 각 기록한다.

맺음말 끝 -ㄹ까, -ㄹ쏘냐를 -ㄹ가, -ㄹ소냐로 기록한다. 또 폐허, 화폐는 페허, 화페로 적는다. 이런 맞춤법에 딸린 것 말고, 개별낱말에 달리 적는 것들이 있다.

달리적는 토박이 낱말부터 알아보자. 남/북을 좌우로 비교해보자. 날짜/날자, 나부끼다/나붓기다, 넋두리/넉두리, 눈썹/눈섭, 물꼬/물고, 섣불리/서뿔리, 손뼉/손벽, 아리땁다/아릿답다, 안간힘/안깐힘, 치다꺼리/치닥거리, 올-바르다/옳-바르다…. 북의 바르다는 올이 곧바르다를 이르고, 마음씨가 바르고 곱다를 이르는 올곧다’는 남북이 일치한다. 잠깐을 북에서는 한자말 ‘잠간’(暫間)으로 다룬다.

따로 기록하는 한자말에 이런 것들이 있다. 남/북을 좌우로 비교해보자. 개전(改悛)/개준. 개전, 객혈. 각혈(咯血)/각혈, 갹출(醵出)/거출, 만끽(滿喫)/만긱, 발체(拔萃)/발취·발췌, 사주(使嗾)/사촉, 알력(軋轢)/알륵, 오류(誤謬)/표식, 휴게소(休憩所)/휴계소이다.

농사지을 때 논밭갈이 기구에 ‘쟁기’와 ‘극젱이’(후치)가 있다. 이젠 농업의 기계화작업으로 농촌의 이런 소농기구들은 사라질 운명이다. 북한에서는 ‘쟁기’를 논밭을 가는 기구 밖의 뜻으로도 쓴다.

* 손에 ‘쟁기’를 쥐고 일하는 사람이야 내 힘들다고 새초밭만 뚜지겠소. (북녘 장편소설 ‘축원’에서)

* 옛날 우리 선조들은 변변한 ‘쟁기’도 없었는데 저런 큰 돌들을 어떻게 옮겨다 이런 성을 쌓았을가. (‘조선말대사전’에서)

‘쟁기’를 농기구들의 두루 이름으로 사용한다. 또 일반 기구 이름으로도 사용한다. 논밭갈이 연장으로는 쟁기보다 ‘보습’이란 말을 잘 쓰는 것 같다.

‘쟁기’의 옛말은 ‘잠개, 장기’였는데, 연장이나 무기를 일컫는 말 이었다. ‘갈잠개’는 칼붙이였고, 병(군사)을 ‘잠개 잡은 사람’이라 했다. (월인석보) 북한의 사전은 오늘날에도 ‘무기’의 뜻을 다루고 있다.

‘연장’도 북한에서는 목수의 연장 같은 것 말고, ‘연장’이라는 밭갈이 기구가 따로 있고, 논밭갈이 기구를 일컫는 말로도 쓴다. 옛말에서 연장은 ‘무기’로도 쓰였는데 이 또한 현대어로 다루고 있다.

이 밖에 밭갈이 기구로 ‘가대기’, ‘보연장’(귀보)이란 것도 있고, 함경도(방언)에는 보습에도 크기에 따라 ‘대통, 중통, 소통’들이 있다. 농사지을 땅은 남한에 많은데 논밭을 가는 연장은 북녘에 많은 것 같다. 멧밭(산밭)이 많아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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