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병이 ‘뇌졸중(腦卒中)’이 있다. 그런데 이 ‘뇌졸중’을 ‘뇌졸증’으로 잘못 알고 사용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우울증이나 건망증, 골다공증 같은 증상의 병에 대부분 ‘-증(症)’이란 말이 붙다 보니 자연스럽게 ‘뇌졸증’으로 부르는 것 같다.
그러나 뇌졸중은 이들과 다르다. 한자를 보면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뇌졸중’의 ‘졸중(卒中)’은 ‘졸중풍(卒中風)’의 줄임말이고, ‘졸중풍’은 중풍(中風)과 같은 말이다.
‘졸(卒)’은 ‘갑자기’ 라는 뜻이다. 갑자기 쓰러지는 졸도(卒倒)가 그의 한 예이다.
‘중(中)’은 ‘맞다’는 의미가 있으며 적중(的中)이 그의 뜻과 같다. ‘풍(風)’은 풍사(風邪 바람이 병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로 인해 생긴 풍증을 얘기한다.
따라서 ‘졸중풍’은 ‘갑자기 풍을 맞았다’는 뜻이고, ‘뇌졸중’은 ‘뇌에 갑자기 풍을 맞았다’는 말이 된다.
뇌혈관 장애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반신불수,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남기는 병을 한방에서 ‘중풍’ 또는 ‘졸중풍’이라 한다. ‘뇌졸중’은 현대의학에서 뇌출혈, 뇌경색, 뇌혈전 등 뇌혈관 질환을 통 틀어서 이르는 말이다. 뇌졸중의 원인은 과로와 흡연, 비만 등 다양하다.
다만 북한에서는 ‘뇌졸중’을 ‘뇌졸증(腦卒症)’이라고 부른다. 남북통일 후 언어의 이질감 극복을 어찌하여야 할지 난감하다. 대화의 소통만큼 중요한 일은 없는데 말이다.
우리말에 ‘받침’이 들어가는 합성어가 많다. 이 가운데는 밑받침과 뒷받침, 안받침등이 있다. ‘뒷받침’은 뒤에서 받쳐 주는 행동이나 물질적 바탕을 말한다. 특히 기초수급생활자나 고령자 등은 신체장애와 실업 등으로 일 할 수 없는 사람이어서 정부에서 건강과 최저생활을 할 수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밑받침’은 화분 밑받침과 같이 밑에 받치는 물건을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일을 이루도록 받쳐 주는 능력을 이르기도 한다. 물질적 밑받침도 중요하고 정신적 밑받침도 중요하다.
뒷받침은 북에서는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북한에서는 뒷받침, 밑받침말고도 ‘안받침’을 널리 쓴다. 그 사전풀이에 ‘어떤 일이나 행동 또는 이론 같은 것을 확고히 하기 위해 내적으로 받쳐 주는 것’이라고 한다. 안이나 속에서 받쳐 주는 바탕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풍부한 경험에 리론을 안받침 해주다.”
“그의 시의 높은 형상성은 애국주의 사상으로 안받침되여 있다.”
“나라의 정치적 자주성은 튼튼한 자립경제에 의하여 안받침되어야 한다.”
중국 등지에서도 마찬가지다. 리태수(중국)의 소설 ‘조각달 …’에서 “곱실은 단오의 말 속에 안받침된 뜻을 리해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세일(옛 소련)의 소설 ‘홍범도’에는 주인공이 옥녀하고 금강산 절경에 대한 흥취로 ‘안받침한’ 사랑을 속삭이며 즐겁게 지내던 일을 떠올리는 장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