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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원의 렌즈로 보는 세상] 55. 명학소 민중봉기 기념탑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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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12.14 17:2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사진은 남선공원의 명학소 민중봉기 기념탑의 함성을 지르는 민중의 모습

저 울부짖는 명학소민의 함성이 들리십니까? 그토록 오랫동안 남선봉을 오르내리면서 명학소 민중봉기 기념탑을 보았지만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지난달 14일과 지난 5일 민주노총의 민중 총궐기대회에서 노동개악법 반대, 한중 FTA 비준 철회 , 이석기 석방으로 시작하여 박근혜 정권 퇴진 등의 구호와 쇠파이프로 경찰버스를 때려 부수는 폭력에 경찰이 물 대포로 대응하는 사태를 TV 화면으로 보면서, 불현듯 머리에 스치는 것이 남선봉 명학소의 망이, 망소이의 민중봉기 기념탑이었습니다. 그길로 명학소 기념탑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기념탑 아래엔 ‘명학소민의 봉기’의 약사와 ‘명학소의 북소리’란 시가 비에 새겨져 있습니다. 놀란 것은 나 자신의 역사에 대한 무지였습니다. 850여 년 전 고려 의종 24년(1170) 정중부의 난과 무신정권에 대해선 많이 읽고 들어 왔으나, ‘명학소의 민중봉기’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읽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는 무신정권이 들어서서 천민 계층에 대한 지배 계층의 수탈과 횡포가 극에 달해 민중 봉기의 움직임이 서서히 일기 시작했으며, 대표적인 반란이 명학소의 민중봉기입니다.

이 민란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고 신분 해방을 위한 운동으로, 1차 봉기는 명종 6년(1176 ) 정월 지금의 대전 서구 탄방동 일대로 알려진 명학소에서 일어났습니다. 망이와 망소이 형제가 주축이 되어 스스로 ‘산행병마사’라고 일컬으며 공주를 함락시켰고 덕산, 여주, 진천, 청주, 아산 등지에 이르렀습니다. 위기를 느낀 정부는 회유책으로 명학소를 충순현으로 승격시키고 식량 문제 등의 해결을 내놓았습니다. 정부는 속임수를 써 망이, 망소이가 귀향하는 사이에 충순현에 있는 어미와 처를 가두었습니다. 망이 등은 속은 것에 격분하여 명종 7년(1177) 2월에 2차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반란군은 분노한 나머지 1차 때보다 더 격렬하게 정부군과 싸움을 벌여 삽시간에 충주를 점령하고 충북 진천과 경기 여주 그리고 개경까지 진격하여 정부를 전복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처럼 반란군은 ‘신분 해방’에서 ‘정부 타도’로 2차 봉기의 성격이 변하게 되었던 겁니다. 정부는 당황한 나머지 강경책으로 토벌을 감행하여 명종 7년(1177) 7월에 망이, 망소이 등을 잡아 청주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이로써 1년 6개월에 걸친 명학소민의 봉기는 끝이 나게 됩니다.

명학소민의 반란은 비록 실패했지만 뒤에 일어나는 전국적인 민란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후대에 천민 집단인 소가 소멸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작금의 민주노총의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들려오는 외침은 명학소의 민중봉기에서의 울부짖는 함성과는 너무나 다른 것 같습니다.

서인원(한국산업평가관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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