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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털인지, 탈인지, 틀인지 ? 그리고 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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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12.08 16:11
  • 기자명 By. 충청신문

우리가 사용하는 영어 끝발음에 ‘tal’ 이 있는데 ‘털, 탈, 틀’ 등으로 혼용 사용하고 있다. 이때 ‘크리스털’을 ‘털’ 로 끝내야 하는지? ‘탈’ 이 맞는지 ‘틀’ 이 맞는지? 혼동이 생긴다. 영어에서 ‘-tal’로 끝나는 낱말은 대부분 ‘-틀’로 소리나므로 ‘크리스틀’이 원음에 가깝지만 ‘a’의 소리글자는 그렇게 발음하지는 않는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외래어 표기법에 대하여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관행이란 오래 해온 말을 굳어진 상태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래 사용한 ‘털’ 이 맞을까? ‘탈’ 이 맞을까?

인터넷 웹 사이트에 들어가 검색해보니 ‘크리스탈’로 기록한 문자는 3만개 가량 되었다. 반면 ‘크리스털’로 기록한 문자는 2500개 정도 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리의 실용생활에서는 ‘크리스탈’이 맞는 것일까? 아니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관용도 존중하지만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고 했다. 이때의 크리스탈이 아니고 ‘크리스털’이 올바른 외래어 표기법이다.

그러나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tal’로 끝나는 영어 가운데 ‘-탈’로 적는 것은 ‘오리엔탈, 메탈, 오비탈’,헤비메탈 등이 있다. 그리고 나머지는 ‘디지털, 캐피털, 렌털, 토털, 포털, 센티멘털, 펀더멘털, 콘티넨털, 바이털, 프랙털’ 이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보이 스카웃(Boy Scout)의 고유명사는 외국어표기법에 상관없이 ‘스카웃’이 아니라 ‘스카우트’ 로타리(Rotary)의 한글표기도 ‘로터리’가 맞지만, 로타리 클럽에서 ‘로타리’로 사용하므로 이를 따라 주는 게 적합하다.요즈음 식당이나, 간이음식점, 주유소, 여관, 슈퍼마켙 등에 가면 대부분 커피와 물은 ‘셀프’이다. 모든 게 자동화, 자율화 현상에 힘 입어 널리 퍼진 현상이다. 식당에서는 자동커피 기계와 냉, 온수 기계만 하나 들여놓으면 된다. 그 많은 손님들에게 커피와 물 심부름만 안해도 종원원 한 몫을 더는 경우이다. 자동화, 자율화가 어려운 식당의 인력난을 도운 셈이다.

이 제도가 바로 ‘셀프’ ‘self'’ 이다. 손님이 종업원의 서비스를 받지않고 제 스스로 알아서 자율적으로 취하는 서구식 제도이다. 이를 일컬어 ‘셀프-서비스 (self-service)라고 한다. 자기 자신을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는 셀프 카메라(self-camera)도 있다.

“셀프 서비스 라는 말을 순수한 우리말로 바꿔 부를 말이 없느냐?”

어느 지인으로 부터 문의가 들어왔다. 손님 스스로 직접 행함을 말 할 때의 ‘셀프-서비스’는 우리말로 ‘저’와 ‘제시중’을 결합한 말이다. 따라서 ‘셀프 서비스’에 맞는 우리말을 골똘히 생각하다가 ‘손수하기’ 나 ‘스스로 봉사’ ‘제 시중’이 란 말이 생각이 났으나, 이 말 뜻을 과연 이해를 할까 걱정이다.

이 제도가 슈퍼마켓이나 백화점등에서는 손님이 구입 할 물건을 직접 골라 들고와 카운터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주인에게 서서(?)돈을 지급하는 제도로 까지 변모하였다. 21세기 자동화와 자율화가 ‘손님은 왕’ 이 아니라, ‘주인님이 왕님’ 으로 변하는 세태로 까지 변화를 몰고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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