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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부석사

마음이 편안해지는 호서 제일의 명상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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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11.11 17:15
  • 기자명 By. 안순택 기자
[충청신문= 대전] 안순택·이성엽 기자 = 서해안고속국도 서산 나들목으로 나와 32번 국도를 따라 서산시청을 지나고 태안군 쪽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인지면으로 들어섭니다.
 
인지면에서 부석면을 거쳐 부남호 방조제로 이어지는 길은 가을빛이 짙게 드리워 있고, 생강 냄새가 배어있습니다. 인지면과 부석면 일대는 생강한과의 주산지지요.
 
판매장에 들러도 좋습니다.
 
하나를 입에 넣으니 달콤하고, 톡 쏘는 생강맛에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부석사를 알리는 팻말이 보입니다.
 
큰 길에서 자동차로 10분 남짓 도비산 산길을 오르면 부석사 일주문이 보입니다.
 
서산 부석사의 뒤편에는 고목이 있고 그 밑에 벤치가 있는데, 벤치에 앉으면 절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 산 중턱임에도 벤치에 앉으면 밑으로 넓게 펼쳐진 논과 밭 그리고 멀리 보이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경치가 아주 일품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그 풍경을 보노라면 명상이라도 하는 듯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지지요. 특히 늦은 가을날 그 맛이 각별하답니다. 
 
부석사라고 하면 십중팔구 영주에 있는 부석사를 떠올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 하면 부석사 무량수전, 이라고 수도 없이 듣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서서’라는 글로 구구절절 영주 부석사의 아름다움을 들려줍니다.
 
그러니 부석사 하면 영주 부석사가 절로 떠오릅니다.
 
서산에도 이름이 같은 부석사가 있습니다.
 
아마 지금은 서산 부석사를 더 많이 떠올릴 듯합니다.
 
일본 쓰시마에서 훔쳐온 금동관음보살좌상, 반환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불상이 본래 있던 자리, 고향이 바로 서산 부석사라는 걸 다들 알지요.
 
서산과 영주 부석사(浮石寺)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름만큼이나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답니다.
 
신기하게도 창건설화가 똑 같습니다.
 
의상대사가 당나라에 유학할 때, 머물던 집의 선묘라는 낭자가 의상을 사랑했답니다.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의상은 공부를 마치자 고국으로 돌아가는 배에 오릅니다.
 
소식을 들은 선묘낭자는 바다에 몸을 던져 죽어서 용이 됐고 의상의 뱃길을 돌봐주지요.
 
선묘낭자 덕분에 무사히 귀국한 의상은 불법을 전파하면서 한편으로 선묘낭자의 영혼을 달래줄 절을 세울 곳을 찾았답니다.
 
마땅한 곳을 찾았지만 일부 주민과 도적들이 절을 짓지 못하도록 막았구요, 그때 선묘낭자가 커다란 바위를 하늘로 들어 올려 금세라도 떨어뜨릴 기세를 보이자 도적들이 도망쳤는데, 그 자리에 절을 세운 의상은 절 이름을 ‘뜬 돌’, 부석사라 지었답니다.
 
영주 부석사의 ‘뜬 돌’은 마당 한편에 있지만 서산 부석사의 ‘뜬 돌’은 앞바다에 있습니다.
 
주민들은 ‘검은여’라고 부릅니다.
 
절도 닮은꼴입니다.
 
우선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주재한다는 아미타부처를 주존으로 모셨습니다.
 
영주는 무량수전, 서산은 극락전으로 큰 법당의 이름이 다르지만 알고 보면 무량수전의 주존인 무량수불은 아미타불의 다른 이름입니다.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 앞에는 안양루가 자리 잡았는데, 서산 부석사에도 같은 자리에 안양루가 세워져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주 안양루엔 백두대간의 유장한 능선이 펼쳐진다면, 서산의 안양루는 시야가 탁 트여 너른 벌판이 부남호와 이어지며 광활하게 펼쳐집니다.
 
서산 부석사는 아담하고 소박합니다.
 
큰 법당인 극락전과 안양루가 마주보고 섰고, 극락전 옆에 목룡장과 심검당이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극락전을 돌아 산으로 오르는 고졸한 돌계단 끝에는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리는 산신각이 있습니다.
 
녹음이 짙을 땐 녹음 빛으로, 단풍이 고울 땐 단풍 빛이 스며드는 고운 풍경입니다.
 
산신각 안에는 중앙에 산신, 오른쪽에 선묘낭자, 왼쪽에 용왕이 모셔져 있습니다.
 
산신각 왼쪽으로 돌아가면 거북바위가 있습니다.
 
이 거북바위가 ‘뜬 돌’이 아니냐는 이들도 있지만 서산 부석사의 ‘뜬 돌’은 바다에 있지요.
 
법당 왼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작은 요사가 있는데, 주지스님의 처소이고, 조금 더 내려오면 2층 집이 한 채 있습니다.
 
일화당(一花堂)인데 스님들의 수행처이나 스님들이 선원에 가면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머무는 곳입니다.
 
이곳의 전망이 부석사에서 제일의 눈 맛입니다.
 
서산의 절들은 ‘길 위의 큰 스님’ 경허 선사와 그의 제자 만공 스님의 발자국이 닿아 있습니다.
 
인중지룡(人中之龍)을 길러내는 곳, ‘목룡장(牧龍莊)’과 지혜의 검을 찾는 곳, ‘심검당(尋劍堂)’의 현판은 경허 선사의 글씨이고, 부석사, 큰 법당의 현판은 만공 스님의 글씨입니다.
 
목룡장과 심검당은 누워있는 소의 모양이라네요. 그래서 심검당 아래 약수를 우유(牛乳) 약수라고 합니다.
 
법당 옆의 큰 바위는 소뿔 형상을 하고 있지요. 법당 건너편 개울 아래엔 소가 마실 물이 흐르는 구수통(여물통)이 있는데, 이 구수통에 물이 계속 넘치면 부석사는 먹거리 걱정이 없다고들 하지요.
 
사는 게 힘들어 몸과 마음이 지치고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는 서산 부석사에 한 번 다녀오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합니다.
 
호젓한 산길을 걸으며 숲속에서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쉬게 하는 것, 그게 진정한 휴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석사 바로 아래에도 주차장이 있지만 부석사로 오를 때 길이 좁아지는 지점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잠시 걷는 것도 좋습니다.
 
10분이 안 되는 길이지만 여유롭고 아름다운 산책길입니다.
 
부석사는 템플스테이로 유명한데 겨울철엔 산사체험과 철새보기를 묶어 행사를 갖기도 합니다.
 
행사에 참가하는 것도 삶에 또 다른 활력이 될 듯합니다.
 
산사체험이 아니라도 벤치에 앉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가라앉고 정화되면서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 온몸을 감쌉니다.
 
주변-함께하면 좋다
 
서산버드랜드 ▶부석사와 가까운, 철새를 테마로 한 체험·교육 중심의 종합 생태공원이다.
 
24 4197㎡의 면적에 철새 박물관을 비롯해 4D 영상관, 야생동물치료센터, 야외 공연장, 철새전망대, 탐방로 및 산책로를 갖췄다.
 
큰기러기, 가창오리,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천수만을 찾는 200여 종의 철새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전시·교육하는 공간이다.
 
간월암 ▶인지면에서 부석면을 잇는 길은 B지구 방조제로 이어지는데 건너지 말고 A방조제 쪽으로 가면 간월암을 만난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세운 절이라고 한다.
 
무학이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간월암이다.
 
개심사 ▶서산에는‘곱게 늙은 절’이 많은데 그중 대표적인 곳이 개심사다.
 
운산면 신창리에 있는 백제 의자왕 9년 혜감국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아름다운 절집이다.
 
주차장에서 오르는 돌계단부터 마음이 씻기고 마음이 열리는 느낌이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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