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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살아 숨쉬는 곳 국립생태원

“또 하나의 작은 지구로 떠나는 생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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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10.21 17:49
  • 기자명 By. 안순택 기자
[충청신문= 대전] 안순택·이성엽 기자 =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엔 ‘바오밥나무’가 나온다.
 
어린왕자의 소혹성 B612를 엉망으로 만드는 무서운 나무다.
 
어린왕자는 바오밥나무가 어릴 때 솎아내야 한다고 일러준다. “…바오밥나무가 아주 어릴 때는 장미와 비슷하니까 신경 써서 구별해야 하죠.
 
바오밥나무인지 잘 보고 가려 뽑아야 해요.”
 
주변을 돌아보라.
 
솎아내지 않으면 외려 내가 파멸할 바오밥나무가 어디 하나둘이던가.
 
바오밥나무를 보러 가려 한다.
 
그 옆에서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곱씹어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도, 사막도, 북극도 다녀올 참이다.
 
아니, 하루에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게 가능하냐고? 서천의 국립생태원에선 가능하다.
 
공주서천고속도로 동서천 IC로 나와 국도 29호선 서천방면, 금강하굿둑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국도 21호선을 타고 가면 주차장이 보인다.
 
국립생태원이다.
 
금강이 휘도는 너른 벌판에 청잣빛 하늘을 배경으로 자리한 생태원은 넓이만 100만㎡ 규모로 축구장 100개 크기다.
 
일반인들이 동물 3746종과 식물 5152종을 관람할 수 있는 장소이고, 생태학자 150여 명의 연구공간이기도 하다.
 
커다란 우주기지를 연상케 하는 ‘에코리움(Ecorium)’이 눈에 확 들어온다.
 
면적만 2만1932㎡에 달하는 생태원의 중심 시설로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 등 기후대별로 전시관을 구성해 놓았다.
 
그래서 별칭도 ‘작은 지구’다. 동물원이나 식물원을 연상하면 오산이다.
 
이곳은 ‘관람’보다는 ‘공생’이라는 단어가 어울리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지구와 생태계를 살리는 방법을 생각하고 실천하자고 가르치기보다 체험하게 한다.
 
워낙 많은 ‘볼거리’가 있으므로 관람 동선을 미리 짜두는 게 좋다.
 
출발은 방문자센터다.
 
국립생태원의 조성과정 등 일체의 개념을 정리해 둔 곳이다.
 
전시실, 영상관, 식당, 수유실과 카페가 이곳에 있다. 2층 전망대에 오르면 생태원 대부분을 조망할 수 있다.
 
관람객 대부분은 곧바로 에코리움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습지, 숲에서 가을빛을 만끽한 뒤 에코리움에 들어가기를 권한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가을 향기에 취하는 맛이 삽상하다.
 
방문자센터 바로 앞에 ‘금구리못’이 있다.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인 금개구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는 내버들, 물억새, 새섬매자기 등의 수생 식물이 논병아리, 쇠물닭 같은 물새, 양서류와 동거중이다.
 
금구리못 위가 ‘습지체험장’이다.
 
생태원 교육 프로그램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갈대, 고마리, 괭이밥, 노랑어리연, 물억새, 쇠별꽃 등 식물과 게아재비, 논우렁이, 밀잠자리 등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연못가의 ‘하다람 놀이터’는 인간과 친숙한 생태계의 동식물들을 이용한 놀이기구가 있어서 아이들이 좀처럼 떠나려 하지 않는다.
 
도시락을 챙겨왔다면 이곳에서 드시길. 
 
조금 더 올라가면 ‘서천농업생태원’이 있다.
 
서천군의 기후 환경을 재현해 놓은 곳으로 한산모시의 원료 모시를 볼 수 있다. 길을 따라 생태원 끝 ‘용화실못’까지 오른다.
 
되돌아 내려오는 루트를 감안한 동선이다.
 
생태원 상류에 위치한 대형 못으로 생태원에 물을 공급해준다.
 
흰뺨검둥오리, 논병아리, 큰고니, 원앙, 꼬마물떼새 등 새들의 놀이터이자, 줄, 갈대, 부들 등 수생식물이 터전이기도 하다.
 
못 아래엔 한반도습지, 수생식물원 등 습지 관찰 구역이 데크와 함께 조성되어 있다. 에코리움으로 들어가기 전 꼭 들려야 할 곳으로 ‘고산생태원’이 있다.
 
백두산,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등 한반도 고산 지역에 서식하는 희귀식물을 만날 수 있다.
 
눈향나무, 시로미, 한라개승마, 분비나무, 구상나무, 만병초, 하늘매발톱, 물싸리, 자작나무, 오랑캐장구채 등 생전 처음 보는 야생화초가 여럿이다. 생태원 후문 고지대에 있는 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생태원 전경이 아름답다.
 
야외 생태 탐험이 끝났다면 에코리움에 입장할 차례. 에코리움의 주제는 ‘세계 5대기후 체험’이다.
 
생태원 측에서 제안하는 관람 순서는 상설주제 전시관1→열대관→사막관→지중해관→온대관→극지관→상설주제전시관2이다.
 
▲열대관
 
들어서자 숨이 훅 막힌다.
 
열대관은 습도가 60~90%, 기온이 10℃에서 40℃에 이른다.
 
지구에서 가장 큰 열대어로 알려진 피라루크를 마주하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치렁치렁하게 내려와 있는 뿌리식물 ‘시서스존’을 지나가게 되는데 천천히 그 줄기와 스킨십을 하며 걷는 기분이 묘하다.
 
전기뱀장어, 물총고기, 머드스키퍼, 알다브라육지거북, 필리핀돛꼬리도마뱀 등 열대 동물들과 바나나나무, 고무나무, 캐논볼트리 등 이국의 생태를 관찰하노라면 더위(?)도 잊게 된다.
 
▲사막관
 
깁슨 사막, 마다가스카르 사막, 소노라 사막, 모하비 사막, 아타마카 사막 등 대표 사막을 재현해 놓았다.
 
피부색 변신하면 떠오르는 카멜레온, 사막의 초지에서 사회를 이뤄 생활하는 검은 꼬리 프레리독, 목도리 도마뱀 등 동물과 450여 종의 선인장을 만나게 된다.
 
이곳 선인장들은 국제 거래를 엄격히 규제하는 멸종 위기종이다.
 
사람의 눈으로 도저히 발견하기 어렵다는 리톱스, 죠수아트리, 알로에, 무륜주는 꼭 눈에 담고 돌아가야 할 사막의 아름다운 주인들이다.
 
▲지중해관
 
지중해 기후를 가진 미국의 캘리포니아, 유럽의 지중해, 호주 남부, 남아프리카가 재현돼 있다.
 
지구인들의 휴양지로 사랑받듯이 에코리움 지중해관 또한 그곳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 발길이 이어진다.
 
지중해 식물의 대표선수격인 올리브 나무, 식충식물, 허브, 석류 등 다양한 수종을 볼 수 있다. 보고 싶던 바오밥나무가 이곳에 있었다. 
 
▲극지관
 
관람객들로 북적거린다.
 
펭귄마을 때문이다.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인기다.
 
관람석을 만들어 놓아 극지방 생태계를 대표하는 펭귄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한반도의 지붕인 개마고원과 침엽수림이 발달한 타이가 숲, 툰드라지역 등의 기후를 재현했다.
 
표본으로 제작,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우는 토끼, 북극 여우, 북극곰, 남극도둑갈매기, 순록 등을 만날 수 있다.
 
▲온대관
 
작은 제주도라 불린다.
 
한국관인 셈. 제주 곶자왈과 한강 수계에 서식하는 어류와 파충류를 만날 수 있다.
 
곶자왈은 제주어로 숲을 뜻하는 ‘곶’과 나무와 덩굴이 뒤죽박죽 엉켜있는 모습을 뜻하는 ‘자왈’의 합성어다.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섞여 있어 세계적으로 특이한 생태계로 알려져 있다.
 
한강 수계 동물로는 독수리 등 맹금류와 황쏘가리, 사람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수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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