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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의 편백나무 숲여행 '성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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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9.16 17:52
  • 기자명 By. 안순택·이성엽 기자

[충청신문=대전] 안순택·이성엽 기자 = 보령 성주산자연휴양림 꽃무릇과 편백숲을 만나다 |

 
피었을까? 보령의 성주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내내 꽃무릇을 생각했다. 피었을까? 볼 수 있을까? 지난해 가을, 성주산휴양림을 찾은 친구가 사진으로 찍어 보내준 꽃무릇은 정말 아름다웠다. 스님을 연모하던 여인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속을 태우다 죽은 자리에서 피어났다는 꽃. 그래서 전북 고창의 선운사나 전남 영광의 불갑사 같은 절집에 무리지어 피는지 모르겠지만, 6월에 잎이 다 마른 뒤 100일이 지난 9월에야 꽃대가 솟고 진홍색 꽃이 핀다.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꽃이라 하여 상사화라고도 하지만 7~8월에 피는 상사화와는 다르다. 성주터널을 지나고 성주삼거리에서 왼쪽, 다리를 건너 삼거리에서 다시 왼쪽, 성주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섰다. 우와. 꽃무릇이 마중 나와 있었다. 꽃대 위에 얹은 진홍빛 왕관이 참 예쁘다. 입구 근처 나무 아래 피어있는데, 아직은 이른 시기인지 꽃대만 나온 게 많다. 이달 하순은 돼야 18만 송이 꽃무릇이 활짝 피는 장관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가며가며 길 트인 깊은 성주산/ 구름 안개 겹겹이 쌓여 있는 곳/ 모란줄기 어드메 꺾여진 건가/ 푸른 산산 첩첩이 물 천 번 도네.” 도선국사의 시 ‘성주산’이 맞아준다. 성인이 사는 산이라 해서 성주산(聖住山)이다. 성인은 성주사를 세운 무염국사인데, 신라 때 구산선문 중 가장 번창했던 성주산문을 연 분이다. 성주사지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공양하느라 쌀을 씻은 물이 성주천을 따라 십리나 흘러내렸다니 그를 따랐던 문도가 얼마나 많았는지 알 만하다.

 

천천히 숲길 걸으며 피톤치드 향기로 마음충전 |

 
성주산에는 모란꽃 모양의 명당이 8곳이 있다는데 그중 하나가 감춰져 있다 해서 꽃 화((花), 감출 장(臟), 화장골이다. 이 골짜기에 물이 흐른다. 성주산엔 화장골 계곡과 심연동 계곡이 아름다움을 다툰다. 두 곳 모두 휴양림 공간이 마련돼 있다. 심연동 계곡은 성주삼거리에서 성주사지를 거쳐 갈 수도 있지만 휴양림 전망대에서 내처 넘어가도 만날 수 있다. 오토캠핑장은 심연동에 있다. 성주산자연휴양림은 대천 앞바다보다 짙푸른 ‘나무바다’다. 화장골 계곡을 따라 눈 닿는 곳마다 울창한 숲이 펼쳐져 하늘을 가린다. 숲에 맑은 물이 감도는 풍경은 가히 선경이다. 산책길은 4개 코스인데 계곡을 따라 계곡 왼쪽엔 자드락길, 오른쪽엔 너랑 나랑 걷는 길이다. 편백나무 숲길에 피톤치드 오솔길도 있다. 편백나무 숲길로 들어 피톤치드 오솔길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고 자드락길을 따라 내려오기로 했다. 먼저 산책길. 숲 향기를 맡으며 박재삼, 이해인 시인의 시를 읽는 맛이 삽상하다. 시비들을 지나고 숲속의 집을 지나면 편백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힐링 열풍에 힘입어 요즘 각광받는 나무다.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들이 눈길을 잡는다. 성주산자연휴양림의 가장 큰 자랑이 이 편백나무 숲이다. 일본이 원산지로 국내에서는 주로 제주도나 남부지방에 분포하고 있다. 중부지방에선 드물게 그것도 40~50년 된 편백나무 숲이 있으니, 멀리 갈 거 없겠다, 수도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단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취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를 지켜주고 가려움증도 없애준단다. 그야말로 마음과 몸을 안정시키는 ‘치유의 숲’이다. 편백나무 향이 가슴 깊이 파고들어 기분이 상쾌해진다.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는다. ‘풍욕(風浴)’에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조차 청량하다.

 

성주산에서 맛보는 초가을 하늘과 서해의 절경 |

 
편백나무 숲길을 지나면 피톤치드 오솔길이 이어지고 다시 편백나무 숲을 만난다. 쉬엄쉬엄 오르면 전망대에 이른다. 전망대에 오르면 눈이 확 트인다. 들판 너머 오른쪽으로 무량사가 있는 만수산 정상이 손짓한다. 전망대 입구에서 고개를 넘으면 상안이골로 불리는 심연동 계곡으로 이어진다. 깊은 골짜기가 있는 마을이라는 이름처럼 골과 골 사이에 흘러내리는 계곡이 깊고 수려하다. 자드락길에서 굴참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고로쇠나무를 만난다. 숲길은 아늑하고 조용하고 신선하다. 초가을 숲속은 여름의 결실로 충만하다. 숲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도토리가 툭툭 떨어진다. 뭇 생명이 풀어놓은 지혜가 푸릇푸릇 번뜩인다. 보이는 풍경이 다르니 감흥도 새롭다. 들꽃의 안내를 받으며 어슬렁어슬렁 걷다 보니 어느새 출발점 근처다. 8㎞ 코스에 3시간이 걸렸다. 짧은 길은 아니지만 참 편안한 숲길 산책이다. 물놀이장으로 가 발을 담그니 산책의 피로가 싹 가신다. 초가을의 흥취에 취했지만 성주산자연휴양림은 사철 아름답단다. 봄이면 벚꽃이며 만발한 온갖 야생 꽃들의 안내를 받으며, 여름에는 신록의 바다에 빠져 삼림욕을 즐기고, 가을엔 수려한 단풍에 취한 채, 겨울엔 숲속의 집에서 아름다운 설경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성주산자연휴양림이라고 자랑한다. 아닌 게 아니라 눈 덮인 휴양림은 또 다른 별천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 9동, 캠핑장이 잘 조성돼 있다. 170년 전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숲속으로 들어간 이가 있었다. 2년 남짓 홀로 지내며 문명 비판서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다. 그는 천국을 말하는 이들을 이렇게 꾸짖었다지. “자연을 놓아두고 천국을 이야기 하다니. 그것은 자연을 모독하는 짓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함께하면 좋다-

●성주사지 백제 의자왕 때 흰말이 울어 나라 잃음을 미리 슬퍼했다는‘오합사’자리에

신라 무염국사사 세운 절이다. 지금은 폐사지이지만 한때 2000여 명이 거주할 정도로 큰

절이었다. 낭혜화상부도비가 옛 영광을 전해준다.

●탄광마을 성주산자연휴양림은 폐광지역을 개발한 곳이다. 아직 남아있는 탄광마을에

지난 2011년 벽화가 그려졌다. 도로변만 보지 말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걸어서 30분이면 마을 골목골목을 돌아볼 수 있다.

●석탄박물관 충남탄전과 탄광 근로자들의 공로를 기념하고 현장을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1995년 5월 18일 문을 열었다. 석탄 생성 과정에서 채탄까지 모든 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실제로 탄광에 들어가는 듯한 엘리베이터가 압권이다.

●개화예술공원 5만여 평 부지에 1500여점의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는 세계 최대의

조각공원이다. 산책하며 작품을 돌아볼 수 있는 체험형 테마공원. 허브식물과 민물고기

등을 관람하며 향기로운 차 한 잔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허브 찻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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