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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쓰는 역사] 충장공 남이흥 비장한 순국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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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9.10 18:01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글/ 남균우

 

2부. 성장

 

그는 관에 있을 때는 언제나 행동을 삼가고 사사로운 일을 도우려 하지도 않았다. 친구의 빈곤에는 자기 일 같이 도왔으며 정성을 다해 금품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맞게 해주어 그 주위에는 친구들이 원근이 없이 모여들었다.

막하 군관이나 군속에게도 일 처리하는 능력이나 계급에 구애됨이 없이 엄한 가운데 정을 서로 나누어 담소를 하면서 살았다. 자리에 앉아 있으면 좌우를 수응함에 아무도 섭섭함이 없게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일가친척과 화목하게 지냈다. 술 또한 많이 마셔서 대적할 만한 사람이 없었으며 다른 사람은 다 취하여 토하고 정신을 잃는 상황이 와도 남이흥은 풍채가 더욱 근엄하고 조금도 마신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 송사가 있으면 그의 판단엔 그 이유가 선명하고 실수가 절대 없었으며 공사의 구별이 엄격했기 때문에 간사한 아전들도 넘보지 못하였고 오히려 두려워하며 망동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휘하의 속관들과 친목을 위해서 대접할 때도 반드시 술잔을 들고 노래도 하고 투호(술병에 화살을 넣어 승부를 겨루는 연음례)도 하고 장기와 바둑을 두었으며, 상하를 가리지 않고 밤을 새워 놀았다. 그러나 의관을 정제하고 당에 오르면 늠름한 풍채를 감히 우러러 볼 수 없을 정도로 행동이 무거웠다고 한다.

남이흥은 본시 호방한 기개와 넓은 도량으로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고 베푸는 일을 좋아 하였으니 친척이나 이웃 마을까지 그리고 소원하고 가난한 자에 이르기까지 의지가 되고 힘이 되는 일에 관심을 가졌으니 한사람의 완전한 인격자였던 것이다.

남이흥이 안주에 근무할 때는 변방 제일선에서 근무하는 자를 더욱 어루만지며 친절히 했으며, 이괄의 반란 시에 쫓겨 왔던 왜인들도 저희들끼리 경계하기를 남장군을 범하지 말자고 하면서 남이흥의 은덕에 보답할 길을 서로 다투었다고 한다.

남이흥은 사람을 사귈 때에도 흉금을 털어놓고 대했으며 쾌활한 인품으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누구에게나 화기를 풍기고 선악을 엄정히 판단하는 성품이었다. 사람이 어려움에 빠지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정성을 다해 구해주고 친하지 않은 사람과 또한 서로 모르는 처지라 하더라도 너그럽게 대해 주었다.

또 남이흥은 여력(척골의 힘)이 대단해서 빨리 화살을 쏘아도 맞지 않는 일이 전혀 없었으며 다른 사람이 한 발을 쏠 때 두세 발을 쏘았는데도 맞지 않는 일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문사와 시문에 뜻을 두지 않았어도 재질이 뛰어나 시를 읊으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구절들이 많았으며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면 재주를 숨기고 모르는 체 했다.

또 남이흥은 편지를 쓸 때에도 한번 시작하면 한번 잡은 붓으로 멈춤 없이 끝을 내고 공사에 임한 자리에서도 하는 말이 폭포처럼 쏟아져서 빨리 써야 할 아전들이 받아 쓸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재주는 보통 사람에게는 비범한 재주였으나 자신에게는 작은 것이었다. 그의 글씨는 우리나라 명가필보에도 들어있다.

또 남이흥은 영변부사 재직 때 어머니가 서울로 가기를 원해서 서울로 모셨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서 정묘호란이 일어났으니 사람들은 그를 보고 선견지명이 있다고 하였다. 또 그는 본시부터 천품이 뛰어나고 도량이 넓고 얼굴이 풍후하였다. 또 그는 키가 훤칠하여 처음 대하는 사람도 스스로 깨닫게 하였다고 하며 중망 있는 사람들도 그 사람 앞에서는 난 체하지 못하였다고 하니 심신 모두가 다 뛰어났던 인물임을 말해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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