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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원의 렌즈로 보는 세상] 43. 물은 우리의 스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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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9.07 17: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필자의 집에는 명품은 아니지만 많은 화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물 줄 때를 거르면 이파리들이 시들고 또 누렇게 말라버리기도 합니다. 그들은 물을 달라고 시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을 주고 좀 있으면 생기가 돌고 싱싱한 모습으로 즐거워합니다.
 
물은 우리에게  밥을 먹을 수 있게 하고, 옷을 빨아주고, 몸을 씻어주고, 주위에 지저분한 것을 치워줍니다. 그래서 물은 진실로 우리에게 보살핌과 사랑을 보냅니다.
 
여름철이 되면 시원한 비, 고마운 비, 무서운 폭우도 내립니다. 이러한 비가 많이 내린 뒤에는 카메라를 들고 유등천에 갑니다. 어느 때는 흙탕물이 무섭게 흐릅니다. 그 흙탕물도 좀 시간이지나면 흙들이 가라앉아 맑게 되어 흘러갑니다. 그 물은 징검다리를 넘어 부드럽고 아름다운 무늬 물결을 쳐가며 소리도 내면서 아래로 또 아래로 흘러갑니다. 
 
거기에다 석양의 황금색 빛을 받아들여 만들어진 황금색 비늘무늬는 빛의 강약에 따라 색깔 또한 변화무쌍하게 물의 유희를 펼칩니다. 너무나 아름다워 표현할 수 있는 어휘들도  물결 따라 흘러가버립니다. 그것을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그 속에 뛰어들어 한 방울의 물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물은 표면적으로 보면 세상에서 가장 유약한 것이지만, 그것을 둥글게 하자고 하면 둥글게 할 수 있고, 모나게 하고자 하면 곧 모나게 할 수 있고, 높게 하고자 하면 높게 할 수 있고, 내려가게 하고자 하면 내려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의 힘을 가해서 자른 후에도 물은 다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갑니다. 
 
물은 어떤 환경에서도 능히 적응 할 수 있으니 이것이 곧 물의 강한 힘입니다. 또 물은 참을성이 있어서 한 방울, 한 방울의 물방울은 드디어 단단한 돌도 꿰뚫을 수 있고, 홍수가 질 때에는 어떠한 장벽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물은 만물을 도와서 생육시키지만 자기주장은 하지 않고 누구나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 
 
세상에는 물보다 더 무르고 겸손한 것은 없고, 또한 물보다 더 센 것은 없기에 약한 것은 강한 것을 이긴다’라고 노자는 말합니다. (사진은 석양에 물든 유등천의 물결입니다)  
 
서인원(전 한국해양연구원 운영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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