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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여름향기 금강수목원·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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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8.19 17:01
  • 기자명 By. 안순택·이성엽 기자

[충청신문=대전] 안순택·이성엽 기자 = 산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 ‘금강자연휴양림’

덥다. 입추 말복 지나면서 찜통더위는 수그러들었지만 이번엔 땡볕더위다. 에어컨 바람에 TV와 얼굴 맞대고 있는 것도 하루이틀이다. 이럴 땐 뒷산 숲으로 가 그늘 아래를 걷거나 돗자리 펴는 게 상책이다. 건강에도 좋다. 권할 만한 곳이 수목원이다. 수목원 산책은 언제나 편안하고 상쾌하다. 산을 오르는 것처럼 힘이 들지 않고 잘 가꿔진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휴양림으로 한나절 나들이를 떠난다면 일상탈출에 더해 스스로에게 위무를 청할 수도 있을 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놀이장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떠나 보자. 대전에서 계룡산으로 가다가 박정자 삼거리에서 공주 쪽으로 방향을 틀어 마티터널을 지나면 청벽대교다. 청벽대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돌아 금강을 곁에 끼고 달리다 보면 붉은 아치 모양의 불티교가 보인다. 불티교를 건너면 눈이 확 트인다. 이렇게 넓은 휴양림이 있나 싶을 정도로 넓고 잘 정돈된 금강 자연휴양림이 그곳에 있다. 세종시 금남면 도남리. 창벽에 가로막혀 나룻배를 타고 드나들어야 했던 이 오지에 1994년 충남산림환경연구소가 이전하면서 주변의 잘 보존된 숲을 금강자연휴양림으로 지정했고, 1997년 10월에는 부속시설로 산림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산림박물관은 생김새부터가 독특하다. 전문 학자의 고증을 거쳐 지었다는데 지붕 끝 장식이며 기둥의 배흘림 등 백제의 건축양식을 볼 수 있다. 십장생도와 연화·인동 무늬를 새겨 붙인 앞면, 전통창살 무늬에 소나무를 담은 옆면, 연화·인동 무늬로 꾸며진 뒷면 등 한국전통목조건물의 멋이 우러난다.

 

자연을 호흡하며 풀, 나무, 꽃의 향기로 교감하다

전시실은 ‘숲으로 가는 길, 아름다움의 출발점, 숲이 들려준 이야기, 숲과 함께 사라지는 생명, 숲에서 삶의 질을 찾다, 숲은 희망이다’로 구성돼 있다. 실물 같은 갖가지 나무와 동식물의 모형을 설명과 함께 전시해 이해를 돕고, 이동공간에도 나무로 조각한 십이지신상 등을 배치해 흥미를 끈다. 자연스럽게 산림의 역사와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수목원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정원이다. 수목원 입구에 들어서면 여러 개의 장승이 손님을 맞는다. 백당나무 화살나무 등 키 작은 나무들이 있는 관목원을 지나면 인공폭포와 분수대가 있는 연못이 있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다리 위에서 나들이 나온 어린이나 연인들이 먹이를 던져주는 데 팔뚝만한 비단잉어들이 연못을 물들이며 몰려든다. 나무그늘과 벤치, 연못이 만든 풍경이 한적하고 평화로워 사색하기 좋은 공간이다. 수목원은 철쭉원, 화목원, 매화원, 딸기원, 장미원 등 25개 테마정원이 저마다 멋과 향으로 특색을 자랑한다. 2149종 109만6951본의 수목이 자라고 있다. 철쭉원에는 진달래 영산홍 철쭉류 등 57종의 꽃들이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화목원에는 산수유, 산딸나무, 조팝나무, 왕벚 등 42종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수지큐, 로라, 안젤라 등 148종의 장미가 자라고 있는 장미원은 하얀 아트펜스가 꽃과 조화를 이뤄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만목원은 먹넌출, 개머루, 양다래, 능소화, 으름덩굴 등 덩굴성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약용수원에선 두충나무, 갈매나무, 오갈피나무, 관목원에선 백당나무, 화살나무, 작살나무가 손님을 반겨준다. 요즘 ‘인기 짱’인 야생화원은 종보존원과 현장학습교육의 장이 되어 있다. 목련을 좋아하면 목련원을, 가을날 수목원을 채색하는 단풍나무가 좋으면 단풍나무원을, 열매를 좋아하면 유실수원을, 안면송 등 소나무를 좋아하면 소나무원을 찾으면 된다, 최근 베개나 쌀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편백나무를 보고 싶다면 측백나무원에 가면 된다.

 

다양한 체험과 즐거움이 가득한 숲에서 행복을 만나다

산림박물관 뒤쪽에 리기다소나무 조림지를 중심으로 침엽수원이 조성돼 있다. 산책하기 좋은 장소다. 산림박물관 옆에는 꽤 높은 고딕형 유리온실이 시선을 잡아끈다. 세계의 희귀식물을 감상하고 재배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불교와 인연이 있는 인도보리수, 성경에서 올리브로 불리는 감람나무, 인류 최초의 종이 재료인 파피루스 등 진귀한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이밖에 동물마을이 있어 일본원숭이, 꽃사슴, 독수리, 원앙 등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해놓아 아이들의 생태학습에 도움을 준다. 동물마을에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창연정을 만난다. 정자에 오르면 부드럽게 흘러가는 금강의 물줄기와 숲속의 집, 휴양관이 한눈에 든다. 물과 숲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관람객들은 강물을 내려다보고 강바람을 쐬며 쉰다. 운이 좋으면 노을을 만날 수 있다. 비단처럼 금강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은 왜 저 물길을 비단강이라 부르는지 가슴 먹먹하게 들려준다. 아름답다. “오, 아름다운 노을/ 저 노을을 볼 때/ 우리는 이 세상/ 어떻게 미워할 수 있단 말인가/ 오, 아름다운 하늘/ 저 노을을 볼 때 어떻게 이 세상/ 서러워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신동엽 ‘금강’ 중에서) 수목원을 거닐면 하늘이 내려준 천혜의 공간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금강자연휴양림은 잘 정비된 도로를 따라 저마다 멋으로 치장한 산림박물관, 수목원, 온실, 연못, 야생동물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배치돼 있어 마치 테마파크 같다. 그래서인지 단체관람을 오는 학생들과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다. 물놀이장에서 “까르르” 청량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나른한 오후를 깨운다.

 

함께하면 좋다

●세종호수공원 | 세종시 공공청사가 자리 잡은 다솜로의 세종호수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다. 주변의 산록 경관을 보존해 전통적인 한국의 수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전통정원으로 꾸몄다. 도심 속 해변처럼 물놀이 시설과 모래사장으로 조성된 ‘물놀이섬’이 눈길을 끌고 수질정화를 위한 습지와 복합생물 서식처로 조성하고 자연생태를 탐방하는 경관루트인 ‘습지섬’은 학습 공간이기도 하다. ●베어트리파크 | 세종시 전동면 송성리의 베어트리파크는 곰이 있는 수목원이다. 30여만 m²의 숲과 정원에 150여 마리의 곰과 꽃사슴이 뛰어 놀고 비단잉어가 오색 연못을 화려하게 물들인다. 각종 수목과 꽃, 희귀분재 1000여 종과 40만여 그루의 초목류와 산수조경 등 동식물과 조경이 어우러진다. ●비암사 | 세종시 전의면 비암사길의 비암사(碑岩寺)는 통일신라 말 도선 국사가 처음 지은 사찰이다. 꼬불꼬불 비암사로 향하는 길을 오르며 천년의 신비함을 느끼면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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