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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의 얼 한국의 빛 독립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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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8.12 19:10
  • 기자명 By. 안순택·이성엽 기자

[충청신문=대전] 안순택,이성엽 기자 = 독립기념관이 어떤 곳인가. 1982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분노한 온 국민이 벽돌 한 장 쌓는 심정으로 모은 정성의 총화였다. ‘불굴의 한국인상’ 앞에 서 보니 우리민족의 저력처럼 겨레의 웅혼한 기상이 솟구치는 듯하다.



조국의 완전한 독립, 뜨거운 염원 담은 ‘독립기념관’

 

천안시 목천읍 흑성산 자락. 오룡쟁주(五龍爭珠)의 명당인 이곳에 민족자존의 성전인 독립기념관이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와 기도하는 손을 표현한, 날씬하게 하늘로 솟은 겨레의 탑이 반겨준다. 탑을 보고 겨레의 집 앞에 선다. 수덕사 대웅전을 본뜬 ‘겨레의 집’은 길이 126m, 폭 67m, 높이가 45m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와집이다. 4만1316장의 구리기와를 얹은 맞배지붕 면적만 3000평이나 된다. 안에는 불굴의 한국인상이 서 있다. 겨레의 웅혼한 기상이 씩씩하게 솟구치는 듯하다. 

30년 전인 1986년 8월, 독립기념관을 짓는 대역사가 막바지에 이르러 있었다. 15일이면 대통령이 참석하는 광복절 기념식 겸 개관식이 이곳 겨레의 집에서 성대히 치러질 참이었다. 밤늦게까지 마무리 작업이 이어졌다. 역사적인 날을 열하루 앞둔 4일에도 그랬다. 그런데 이날 오후 9시 50분, 이 성스러운 곳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불꽃은 삽시간에 지붕을 삼켰다. 붉게 빛나던 구리기와가 속절없이 녹아 내렸다. 웅대한 겨레의 집만큼이나 치솟던 겨레의 자존심도 함께 녹아 내렸다.

독립기념관이 어떤 곳인가. 1982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분노한 온 국민이 벽돌 한 장 쌓는 심정으로 모은 정성의 총화였다. 강원도의 산골 중학생들은 약초를 캐서 모은 돈을, 신문팔이 소년은 신문 대금을, 독립유공자 유족은 몇 달치 연금을 맡겼다. 8월 31일부터 연말까지 단 넉 달 동안 353억6464만2300원이 모였다. 모금기간이 끝났어도 성금 행렬은 이어졌다. 경제인 성금에다 기념배지 판매이익금과 이자를 합쳐 1986년 5월까지 모두 691억9158만2490원이 모였다. 

온 국민이 뜻을 모은 겨레의 성전에 불이라니…. 불길처럼 분노가 치솟았고, 국민의 가슴은 까맣게 타버렸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낸 우리 민족의 저력처럼 겨레의 집은 다시 일어나 씩씩하고 꿋꿋하게 서 있다.


온몸으로 맞선 독립운동사·일제의 침략상 ‘한눈에’

 

‘역사 알기’로 꾸며진 7개 전시관은 일제의 침략상을 고발하고, 일제강점기의 국난 극복사와 각지에서 펼쳐진 독립운동을 시기별로 전시한다. ‘겨레의 뿌리’, ‘겨레의 시련’, ‘나라 지키기’, ‘겨레의 함성’, ‘나라 되찾기’, ‘새나라 세우기’, ‘함께하는 독립운동’이란 이름이 붙어있다. 제1전시관은 선사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겨레의 문화유산과 외세 극복의 역사를 보여주며, 제2~3전시관은 일제의 침략상과 애국선열들의 국가 수호 운동사를 살펴볼 수 있다. 

제4전시관은 민족 최대의 항일운동인 3·1운동을 되짚어보는 공간이다. 제5전시관에는 국외에서 활동한 독립군과 광복군의 흔적이 있다. 제6전시관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의 밀랍 인형이 주요 볼거리며, 제7전시관은 애국정신을 체험해보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전시관 관람을 마치면 최첨단 4D시스템과 대형 스크린을 갖춘 입체영상관에서 애니메이션을 관람할 수 있다. 독립기념관은 엄숙하고 경건해야 할 것 같다. 방문한 사람도 왠지 꼭 그래야만 할 것 같다. 그러나 이 각진 엄숙함을 잠시 걷어내면 가족 휴식처로 이만한 곳도 없다. 쾌적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편하고 안락한 공간이다. 

여유로운 숲길이 이어지고 벤치가 곳곳에 마련돼 나들이나 산책코스로 최적의 장소다.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자녀들과 담소를 나누는 정겨운 모습은 흔하다. 독립기념관을 일상으로 받아들인 이런 모습이 의외로 묘한 감동을 준다. 분수대에서 솟구친 물보라가 더위를 싹 씻어준다. 통나무집을 보셨는가. 그 너머로 막 출발하기 직전의 통일 기관차를 본 적이 있으신가. 만약 없다면 다시 가보시라. 통일기차가 달리고 싶은 곳은 밀레니엄 숲이다. 전국 팔도의 상징수목과 야생화 등이 숲을 이루고 있고, ‘새재’ ‘대관령’ 등 정담을 나눌 공간을 가꿔 놓았다. 백련못에서 시작되는 단풍나무 숲길은 여름에도 시원한 산책 공간이다. 숲길 끝, 통일염원의 동산은 중심에 종을 설치한 원뿔형 무지개 조형물이 볼 만하다.


‘광복 70주년’ 경축행사 14일부터 성대하게 열려

 

순환도로를 따라 걸으며 애국시와 어록비를 읽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기념관 앞 시민공원에 심어진 애국열사 나무와 새겨져 있는 사연을 읽은 재미도 쏠쏠하다. 공원에 심어진 로소니아 화백나무는 헤이그 특사였던 이준 열사의 나무로 고인의 유해가 묻혔던 헤이그 묘역에서 옮겨와 이곳에 심었다. 감나무는 유관순 열사의 생가 부근인 매봉교회 옛터에서 얻은 나무이고, 산사나무와 은행나무는 열사가 다니던 이화학당 우물가에 있던 나무를 접목한 것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말은 독립기념관에서도 통한다. 알면 보이고 다시 보면 새롭다. 포근하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독립기념관 관람은 전시관 위주로 둘러보는 것과 전시관 외곽의 호젓한 자연과 기념물을 구경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기념관측은 각각 3시간 정도 걸린다고 들려준다. 두 가지 관람 공간을 적절히 섞어서 구경하고, 나머지는 기념관의 숲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일정을 짜면 좋겠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념관에선 특별한 행사가 많이 열린다. 제7전시관에선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린다. 15일 오후 2시에는 육군군악의장대대가 야외공연을 펼친다. 방문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연주와 의장시범, 국악마칭 등을 진행한다. 16일 오후 7시 30분에는 ‘함께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광복 70주년 경축음악회가 열린다. 소프라노 조수미, 가수 소향, 뮤지컬 배우 윤영석, 바리톤 고성현 등이 출연하고 배종훈 감독이 지휘한다. 산림청은 14일부터 사흘간 ‘광복 70년 기념 나라꽃 무궁화 큰잔치’를 연다.



함께 하면 좋다

 

●캠핑, 오토캠핑 | 캠핑에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이곳은 동곡 중곡 서곡으로 나뉘어있는데 독립기념관이 있는 곳은 중곡이다. 동곡에는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이 있고, 서곡에 야영장과 자연학습장이 있다. 또 오토캠핑장이 있다. ●유관순열사사적지와 병천순대 | 독립기념관에서 대중교통으로 연결된다. 사적지에는 추모각과 동상, 기념관 등이 있고 열사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열사가 만세운동을 벌인 아우내장터는 10분 정도 걸으면 된다. 병천순대거리가 맞아준다. 당면 대신 채소와 선지로 속을 채운 병천순대는 천안의 명물이다. 순댓국은 돼지 사골을 푹 곤 국물에 먹음직스럽게 썬 순대와 머리 고기를 듬뿍 얹어 낸다. ●중앙동 미나릿길 벽화 | 천안 도심에서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고 있는 곳이 벽화마을이다. 7080 천안의 풍경이 남아있는 골목을 테마별 벽화로 단장했다. 어릴 적 놀이를 담은 벽화가 추억 여행을 도와주고, 트릭아트가 즐겁다. 셀카마니아라면 딱이다. 

●태조산 각원사 | 높이 15m, 무게 60톤에 달하는 거대한 청동대좌불이 있다.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불교신도와 많은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든 부처님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웅보전도 볼 만하다. ●천안하면 호두과자 | 천안하면 떠오르는 먹거리가 호두과자다. 유명한 할머니표 호두과자, 즉 학화호두과자는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나와 독립기념관으로 가는 길 옆, 천안소방서 못미처 있다. 이번에 전통명인으로 선정된 태극당 등 호두과자로 유명한 집이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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