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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詩] 이 봄에는 그 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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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3.22 17:55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 봄에는 그 꽃을 본다

이양희 시인

 

이 봄에는

늙은 벚나무가 꽃을 두 번 피운다

이 봄에는

꽃이 앉아있던 꽃받침이 꽃으로 태어난다

 

며칠간 빌려 쓴 의자를 고스란히 남겨둔 채

벚꽃은 벚꽃바람을 따라 달아나고

마치 꽃처럼

꽃받침이 피어있는 동안

봄은

늙은 벚나무 위에서 한참 더 무르익는다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그 어느 봄엔들

꽃만 꽃이었겠느냐만

나의 봄에 꽃이 지는 이 봄에는

꽃만 꽃이 아니다

꽃이 진 자리를 지키는 꽃받침도 꽃이다

 

시평) 그렇지요. 어찌 꽃만 꽃이겠습니까? 벚꽃 진 자리, “꽃받침이 피어있는 동안 /봄은/늙은 벚나무 위에서 한참 더 무르익는”것을요. 어찌 지금 사랑만이 사랑이겠는지요? 사랑을 떠나보낸 그 빈자리. 그 꽃받침도 사랑이 발효되는 시간으로 찾아오는 봄인 것을요(조용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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