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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詩] 달의 옆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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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3.10 16: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달의 옆모습

장정욱 시인

 

달빛이 서서히 눈을 뜨는 어둠 앞

내일이 없는 서로의 하루를 어떤 방식으로 보내줄까

 

밤의 표정은 풀린 단추처럼 헐겁다

너의 옆모습이 어두웠다 잠깐 환해진다

 

각자의 습관으로 말하는 우리들

뚝뚝 부러지는 성냥개비 같은 언어가 켜졌다가는 금세 꺼져버리는

 

버들의 발목이 천변 물결에 들어있다

발목이 담긴 쪽은 푸르게

다른 한쪽은 검게 흐른다

 

너의 환한 얼굴 건너편이 궁금하다

나와 달의 거리만큼 먼 저쪽의 시선

 

반쪽의 빛으로는 물결의 표정을 읽어낼 수 없다

앞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달빛 때문에

 

아무 것도 듣지 못한 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귀

우리는 그림자만 안고 각자의 밤으로 돌아갔다

 

시평) 달의 옆모습이라 참 의미신장한데요. 우리가 보는 것은 항상 달의 앞 모습일 뿐 옆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각자의 습관으로 말하는”것이고, 또 “발목이 담긴 쪽은 푸르게/다른 한쪽은 검게 흐르”는 것이겠지요.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자기방식대로 한쪽면만 보고 각각자의 밤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쓸쓸함을 전제로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조용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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