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그때 왜?
김수열
오랜만에 찾은 관음사
미륵불 앞에서 두 손 모으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는데
‘우리 아이들 아프지 않게 허여줍서’
그런대로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하필, 그때, 왜?
‘관세음보살’은
어디 가고
‘아멘’이
튀어나왔는지…….
괜한 짓을 한 탓일까
절 문까지 나오는데
두 번 넘어질 뻔했다
시평) 오랜만에 관음사를 찾은 시인은 두 손을 모르고 제자들이 아프지 않게 해 달라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는 ‘관세음보살’ 대신 ‘아멘’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실수처럼 보이지만 이 구절에서 불교든 기독교든 한 뿌리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시인의 무의식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아니면 기독교 신자였던 시인이 자신도 모르게 ‘아멘’을 외쳤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조용숙/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