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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아침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대한항공 땅콩 회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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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2.14 17: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임 명 섭 주 필

영어로 ‘램프리턴’은 램프가 주기장을 말하고 문을 닫은 항공기가 후진해 다시 원래 지점으로 돌아오는 것을 ‘램프리턴’이라고 한다. 때문에 여객기가 주기장에서 문을 닫고 움직였다 다시 돌아오는 게 램프리턴이다. 램프리턴의 결정권한은 누가 갖고 있을까? 여객기가 문이 닫힌 후에는 모든 권한은 다 기장이 갖고 있다.

그래서 램프로 돌아가든지 그냥 목적지로 가든지 하는 건 전부 기장의 권한이다. 기장이 관제탑하고 교신해서 허가를 받아 움직여 할 사안이다. 여객기가 주기장에서 움직이면 바로 뒤에 또 다른 여객기가 또 그 브리지에 접안을 하기 때문이다.

여객기는 주기장을 나가는 순서는 정기운항편이 있기 때문에 정시에 떠나는게 상례다. 만약 문제가 있어 다시 들어오는 비행기는 들어올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여객기는 공항관제탑의 허가를 받고 움직이게 돼 있다. 때문에 기장이 여객기에 문제가 있어 다시 돌아가야 되겠다면 사정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 기장이 요구하면 공항관제탑은 허가를 해 준다. 특별히 이유를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기술적인 문제냐, 누가 아프냐는 등의 얘기를 하면 된다. 왜냐하면 관제소에서 소방차나 앰뷸런스를 내보내야 하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에 왜 그러느냐는 걸 물어보는 정도지, 구체적으로 잘 물어보지 않는다.

기장이 판단하고 결정해서 통보하고 허가받고 다시 돌아가면 된다. 여객기의 부사장의 지시라고 해도 기장이 그것을 듣고서 문제가 있다면, 이런 걸 판단해서 목적지로 떠나든지 다시 주기장으로 돌아가든지 하는 판단은 기장이 한다. 때문에 기내에서 승객들이 잠시라도 공포심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기내에서 소리 질러 다른 승객한테 위압감을 주어서도 안 된다. 이번 사건은 램프리턴의 결정을 기장이냐? 전 부사장이 지시한 건지를 그래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램프리턴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램프리턴을 하게 된 근본 원인이 뭔가 하는 것이 운항규정, 운송약관 입장에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안전을 최종 책임져야 할 기장이 전 부사장의 황당한 일방적 지시에 따랐다면 승객에 대한 배신이나 다름이 없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항공기 기장에게 지시해 자기가 탑승한 여객기를 탑승구로 후진하게 하는 터무니없고 황당한 일을 벌였다.

기내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고함과 폭언으로 사무장을 여객기에서 내리게 한 부적절한 처신이 세계 항공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결국 문제의 여객기는 주기장에서 다시 게이트로 돌아간 뒤 사무장을 내려놓고 출발하는 황당한 일을 벌였다. 이 사건이 논란이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해당 전 부사장을 불러 사건 경우에 대해 진상 조사를 벌였다.

한마디로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출발 직전의 여객기를 후진시켜 승무원을 내리게 한 ‘갑질’은 우리나라 재벌의 수준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전 부사장은 1등석에 탔다가 견과류를 물어보지도 않고 봉지채 건네 준 것이 잘못돼 승무원에게 고함과 폭언을 질르며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영문도 모르는 250여명의 승객들은 20분 이상 출발이 늦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승객들의 시간적 손실과 불편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얼마나 큰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자기들끼리 매뉴얼을 놓고 따지면 될 일이다. 자가용 비행기도 아닌 여객기를 무작정 돌린 것은 어처구니없는 안하무인격인 월권행위였다.

재벌의 딸이 회사 경영에 나섰다면 최소한 직원을 노예나 종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우리 주변에서 슈퍼 갑의 횡포를 언제까지 보아야 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을 망신 준 사건이 아닐 수 없어 차제에 뜯어 고쳐야 한다.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항공 업무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을 의식한 '무늬만 퇴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모든 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검찰은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고 사건 당시 비행기의 운행기록과 블랙박스를 확보하는 등 사건 전모에 진상을 캐고 있다.

초관심사가 된 사안이어서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출국금지조치와 함께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여객기에서 쫓겨난 박창진 사무장은 당시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욕설과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해 진실공방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서 참여연대는 조 전 부사장을 항공법 위반,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 주목된다.

임 명 섭 주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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