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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아침에] 저출산·고령화가 여초(女超)시대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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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1.30 18:2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임 명 섭 주 필

“이제라도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통치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은 남초(男超) 현상이 계속되면 늘 전쟁이 일어났다는 주장은 학자들 사이에 매우 설득력 있게 통한다. 이유는 짝이 없는 젊은 남성들이 많은 사회는 자연히 공격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이런 불만 내지 불안이 바깥으로 폭발해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식이다.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 같은 이는 13세기의 십자군전쟁이나 18세기 유럽의 30년 전쟁, 심지어 1차 세계대전을 예로 들기도 했다. 때문에 여성보다 남성의 숫자가 많으면 사회가 불안해지고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고 한다. 물론 과학적 검증된 바 없다. 하지만 성비가 깨진다면 혼란(?)은 피할 수 없다.

이번엔 사정은 다르다. 그 원인이 젊은이들의 저출산과 고령인구의 비중이 늘면서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길어져 성비가 사상 처음으로 역전되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의 장래 인구추계에 따르면 내년에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추월하는 여초(女超) 시대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40년 전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자’고 외쳤었다. 40년 뒤를 내다보고 한 시책인지 되돌아 보고 싶다. 이처럼 ‘여초’시대가 열리면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큰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노인들로 가득한 시골 마을에 미래가 있을까?

아이의 울음소리가 끊기고 장례만 연달아 치르는 끝은 소멸뿐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이렇게 될 것 같다. 여초는 그 자체로만 본다면 반길 일이다. 여초 현상이 장기 지속적인 평화와 남녀 평등사상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으니까?

때문에 앞으로는 저출산에다 남아선호마저 사라지면서 고령화로 바뀌게 됐다. 하지만 여초시대의 시작과는 맞지 않게 우리 사회는 아직 여성의 자리가 그다지 넓지 못한 게 현실이다. 여자의 취업은 물론 결혼하기조차 힘들어지지 않나하는 걱정이 벌써부터 미래를 가로막는 분위기다.

여초시대의 변화로 인구구조는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지만 여성의 사회참여는 부진하고 대학 진학률도 남학생을 앞질렀는데도 일하는 여성의 숫자는 적다면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출생 성비는 1990년에는 116.5까지 올라 갔으나 홀해는 105.3로 여자 아기 100명당,남자 아기 105.3명이 태어 나고 있다. 이런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남아선호사상이 거의 사라졌음을 뜻한다. 현실적으로 태어난 아기들은 남성이 약간 많지만 기대수명은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7년 정도 길어 전체 인구에서 여성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자 인구가 남자 인구보다 많은 여초 현상은 저출산과 고령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맞다. 이런 여초 현상은 정부가 196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5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이 84.6세로 남자 78세 보다 높기에 출산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여성 노인 인구비율은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하위권의 낮은 출산율에다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전체 여성 인구가 남성을 앞지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미래는 뻔하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한지 불과 17년 만인 2017년에는 고령사회로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의 진입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여초시대를 맞아 남성 위주의 근로관행도 개선이 절실하다. 선진국들이 도입한 여성임원할당제를 받아들이는 등 유리 천장도 낮출 필요가 있다.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고 노인 복지비 지출 급증이라는 정부재정의 재앙을 면하기 위해서도 여성 고용의 질과 양의 개선이 시대적 책무가 됐다.

문제의 해답은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정부는 그동안 뭘 했나? 이제라도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통치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여성 인력개발 극대화와 함께 감사한 마음으로 이민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요구된다.

이대로 가다간 후손들 마져 우리를 ‘몽땅 날린 선대’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여초시대는 40~50년대 잠시 있었다.그동안은 6·25전쟁과 대규모 이민이 이루어진 시기로 저출산과 고령화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임 명 섭 주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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