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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양심 저버린 ‘의료인’이 없기를 기대한다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전에 의료사고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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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1.09 17: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임 명 섭 주 필

의사가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발생하는 것이 의료사고다. 의료 전문가도 불가항력적이란 표현이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환자가 치료 중 사망하게 되면 의사의 책임이 크다. 그래서 의료사고가 나면 민·형사적 책임을 묻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그래서 의사는 직업에 완벽성은 있어야 한다. 0.01%의 실수도 해서는 안되는 어려운 직업이 의사다.

실례로 같은 약을 먹어도 누구는 두드러기가 나고 누구는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는데도 제약회사보다 처방한 의사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게 현실이다. 그러니 의사들은 방어적인 진료를 하게 되고 본인이 혹시나 잘못할 수 있어도 부정적인 태도에 접하게 될 경우도 있게 된다.

이처럼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일을 흔히 ‘의료사고’라 부른다. 의료 전문가의 잘못이 명백하면 ‘의료과실’로 인정된다. 이런 의료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1만7000여 명의 환자가 의료사고로 사망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의료진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의료사고의 55%는 예방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X-레이 사진의 주인이 바뀌거나 판독을 잘못해 엉뚱한 수술을 하는 의료사고도 있었다. 2011년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폐에서 부러진 침 조각이 나온 의료사고가 난적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프로포폴 주사에 의한 사망사고로 사회가 떠들썩 한 적도 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대표적인 의료사고였다. 최근에는 가수 신해철씨의 사인을 놓고 국과수와 의료기관 사이에 의료과실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모든 의료 과실의 진실 여부는 사법부에서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료사고가 나면 일반인들이 병원을 상대로 의료소송을 제기하기란 그리 쉽지는 않았다. 물론 멀쩡하게 활동하던 사람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면 누구도 의료사고를 의심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가수 신해철씨의 의료사고 의혹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유족 측이 사인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화장 직전에 신씨에 대한 부검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런 의료분쟁에 대한 소송 결과는 거의 환자 측에 불리하게 나왔다. 올해 경우만해도 517건 중 환자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경우는 10여 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의료기관의 주장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져 소액배상에만 머무르는 게 현실이다. 환자 측이 고도의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의료기관을 당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환자 측이 의지해야 할 진료기록마저 엉망이라면 심판의 저울은 한쪽으로 더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당국은 의료기관에서 진료기록을 제대로 작성, 관리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진료기록이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게 표준양식에 따라 명료하게 작성되고 있는지 의료기관이 진료정보를 환자 측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의 점검이 절대적이다.

이런 의료사고는 군(軍)도 마찬가지다. 우리 군의 의료체계는 병사들의 건강과 생명을 오히려 위협할 만큼 황당한 수준이다. 그래서 자녀를 군에 보내놓고 건강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부모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 지난해에는 정기 건강검진 때 좌우 폐 사이 종격동에서 종양(9㎝)이 발견된 병사가 군의관의 실수로 병세가 악화돼 사망했다.

또 육군 훈련병은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해 모 국군병원에 머물렸다가 완치하지 못한 상태에서 훈련소로 복귀하는 바람에 당뇨합병증으로 숨졌다. 또 만삭의 여군 중위는 의료시설이 열악한 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다 출산한 다음 날 사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실한 군의 의료체계는 전투력 약화로도 이어 질 수 있어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예뻐지려는 인간의 욕구 때문에 발생한 의료사고도 많다. 비만환자가 위 절제수술을 하거나 갖가지 성형수술을 받다 사망하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한국이 의료가 발달된 나라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찾는 의료 관광 외국인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류의 의료관광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전에 의료사고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5대 유망 서비스업 중에서도 의료 관광을 핵심 분야로 정하고 의료관광객 100만명 유치에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정부 목표대로 성과를 거두려면 이번 발생한 신해철씨 의료 사건을 거울삼아 병원들의 의료사고를 막을 수 있는 대안부터 마련하는 것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임 명 섭 주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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