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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가슴으로 낳은 자식과 배아파 낳은 씨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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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9.21 20:1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임 명 섭 주 필

남편의 정자를 제3자인 여성에게 인공 수정하여 자식을 낳게 할 때의 제3자인 여성으로 부터 태어난 아기는 불임 부부의 양자가 된다. 이는 법률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많다. 이를 대리모라 하는데 이 때 아기를 부모에게 주지 않거나 또는 장애아가 태어난 경우 법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지만 얼마 전 태국 대리모에서 태어난 장애아가 호주 부모에게 버림 받았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대리모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워졌다. 국내에서도 불임치료 전문병원에서 대리모 시술을 알선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대리모 출산이 국내에서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현행법상 대리모에 대한 법 규정이 없어 불법도 합법도 아닌 상황이다. 그래서 '대리모'라고 표현하기가 좀 그렇다. 그래서 흔히 ‘씨받이’라고도 한다. 씨받이는 대를 잇기 위해 모르는 여성이 다른 남자의 정자로 아이를 낳아주는 형태다. 조선시대의 씨받이를 다룬 영화도 있었다.

인공수정은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불임 부부가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킨 후 그 배아를 대리모가 된 다른 여성의 자궁에 이식하는 의학 전문 기술의 시술 방법이다. 대리모에 관해 법으로 하면 안 된다고는 하지만 문제가 있으면 처벌을 한다는 명확한 법 규정이 없다.

법규에 정자나 난자 생식세포 공여에는 해당되지만 대리모에 대해서는 없다. 그렇다고 대리모를 해도 되는 게 아니라 매혈이나 장기매매 금지 처럼 다른 사람의 몸을 거래를 통해 이용하는 대리모 시술은 당연히 불법이다. 때문에 가족 간이라든지 이타적 목적으로 불임 부부를 도와주기 위한 그런 시술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당국의 단속이나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리모 시술은 시험관을 통해서만 임신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병원은 전국 140여 군데가 있다. 정부가 단속 의지를 가지면 얼마든지 현장을 단속하고 계도 할 수 있는데도 모르는 체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여러 차례에 걸쳐 시험관 시술이나 이런 것들을 실패한 불임부부는 고민 끝에 대리모 시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헌혈의 경우 피가 부족한 사람에게 피가 없으면 바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라 해도 다른 사람의 피를 돈을 주고 사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

때문에 대리모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리모와 같이 다른 사람의 몸을 이용해 아기를 낳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대리모 시술이 아니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 예를 들어 자궁이 손상되는 등 몸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대리모 시술이 꼭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돈을 받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아이를 낳아 줄 수밖에 없는 대리모는 약자들이다. 게다가 이렇게 태어난 아이 엄마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이것도 참 어려운 문제다. 유전학적 부모와 자궁을 제공한 생물학적 어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에는 아기를 낳은 엄마가 친권을 갖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대리모의 경우는 아이를 낳아준 엄마는 친권을 포기 해야 된다. 이런 과정에서 아기의 입양이란 절차도 거쳐야 하는 복잡성도 있다. 여성의 인권이 취약한 인도, 태국 등에서는 대리모가 외화벌이로 성행되고 있어 여자의 자궁이 ‘아기 공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정도다.

하지만 인도과 일본은 대리모를 불법으로 단정하고 처벌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리모는 여성을 임신, 출산의 도구로 삼고 있어 문제가 있다. 그래서 돈 받고 자궁을 빌려 임신에서 출산을 하는 대리모는 문제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대리모를 통해서 태어난 아이한테 ‘대리모로 태어났다’라고 말하는 부모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물론 아기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20만 불임 환자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소중한 생명을 돈으로 사고파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거스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생명윤리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아이가 이런 사실을 알면 충격이 크기 때문이다.

배 아파 낳은 자식만 내 자식은 아니다. 가슴으로 낳은 자식도 내 자식이기에 윤리와 사회적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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