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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 충북교육감 당선인, “‘신나는 학교 재미있는 공부’ 만들겠다”

0교시 폐지 ‘시급’…독단 아닌 공감과 합의 통해 진행
朴정부 고교 무상화 연계 학부모 부담 줄이는 정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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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6.25 18:37
  • 기자명 By. 신민하 기자

김병우 충북교육감 당선인은 충북교육 첫 진보교육감이다. 김 당선인은 “교육을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나 구도로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진보적 교육관은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충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인권조례의 확대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교육주체헌장과 관련해 “교사, 학부모는 학생을 인격체로 존중하고, 학생은 교사를 존경하는 인권 감수성이 넘치는 교육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편집자주>

▲충북에서 첫 진보교육감이 탄생했는데 소감은

-충북교육의 방향을 바꾸라는, 희망차고 행복한 변화를 선택해 주신 도민 여러분의 가슴 벅찬 명령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도민과 함께 꾼 꿈은 더 이상 대립과 배제의 역사를 뒤로 하고, 화합과 사랑으로 더 큰 충북교육을 맞이하라는 시대의 소명과도 같다. 차별받고 소외된 곳을 더욱 챙기며,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도록 하겠다.

 

▲현재 충북교육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은

-충북교육에서 바뀌어야 할 것들이 한 둘이 아니다. 가장 긴급하게 바꿔야 하는 것은 학생들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북교육청이 자랑해온 학업성취도 평가의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실제적인 통계들이 감추어져 있었다. 각종 통계지표가 한 해씩 밀려서 발표되고 있기 때문에 2012년 지표로 말씀드리면, 수능시험 1,2등급은 전국 최하위인데 반해 청소년 자살율, 청소년 스트레스 인지율 등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또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매년 1600명 안팎의 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고통을 해결하지 못하고서는 충북교육의 미래는 모래 위의 집과 같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해 우선 수업과 학습 방법을 혁신하고 학생들의 즐거운 배움을 보장하겠다. 다음으로 학생인권을 존중하며, 학생들의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를 돕는 학생존중 정책을 펼쳐나가겠다. 또 현재의 자살예방교육에 그치지 않고 생명존중과 평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교육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겠다.

여러 차례 ‘신나는 학교 재미있는 공부’를 만들겠다고 도민여러분께 약속드렸다. 이와 같이 충북교육이 혁신된다면 지금과 같은 학생들의 고통은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당선자의 생각은

-이번 교육감선거에서 교호순번제 도입은 그간 교육감 선거의 문제점을 해결한 선거법 개정이었다. 후보들은 자신의 이름과 정책을 알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도민들에게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차기 선거제도의 변화로 임명제를 논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초·중등 교육 자체를 정부가 주도하려고 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지방교육자치 시대를 맞아 국민들이 교육감을 직접 뽑은 만큼 학교와 학부모, 주민들이 지역 상황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 다만 현재 교육감 직선제로 나타나는 염려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현재의 틀 내에서 보완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추진할 역점 사업은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 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이제 충북교육의 방향을 바꾸라는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에 따라 무조건 공부를 잘하라 잘하라 다그칠 것이 아니라 좋아하게 만들어서 저절로 잘하게 하는 쪽으로 만들 계획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상상력, 창의력, 탐구력, 사고력과 같은 미래형 학력을 길러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입선발고사 같은 불필요한 시험과 0교시 같은 억지공부를 없애고 공부하는 방법 등을 시대에 맞게 바꾸려 한다.

 

▲0교시 수업과 초등 일제고사, 고입선발고사 등을 정말로 폐지할 것인가

-고입선발고사를 말씀드리면, 학생들의 선발기능 강화와 학력제고를 명분으로 전임교육감 시기 도입된 시험이다. 그런데 이 시험은 이미 고등학교 지망인원이 입학정원에 미달하는 등 선발기능이 상실됐고, 학력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반면 시험 준비 때문에 중학교 교육과정이 파행을 일삼고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등 문제가 많아 폐지가 정답이라고 판단했다. 일제고사도 거의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0교시 수업에 대해 덧붙이자면 지금 학생들은 불필요하게 조기등교를 강요당하고 있으며 빠른 경우는 7시 30분 전후한 시점까지 등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상 수면이 방해를 받고,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며, 오전학습의 효율적 진행에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의 수면습관, 아침식사의 필요성, 가족관계의 향상, 학습효율의 제고 등을 생각할 때 0교시 폐지는 시급한 정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결정에 있어 독단이 아닌 구성원들과의 공감과 합의를 통해 진행하겠다.

 

▲학부모들이 학력평가를 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성적이 다른 지역보다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은데 이에 대한 대책은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대학입시체제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미래형 학력을 기르지도 못한다.

학생의 65%가 교과 성적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교내외 활동이 기록된 학생부 중심의 수시전형을 통해 선발된다. 이러한 입시체제에서는 학생들을 교실에 가둬두고 문제집만 풀어서는 대학입시에서조차도 실패하게 된다.

경기의 흥덕고가 대표적이 사례로 볼 수 있다. 학습동기가 낮고 문제행동을 일삼는 학생들이 많은 학교였다. 하지만 혁신학교로 지정되고 교직원들의 자발적 헌신을 통해 교육적 성공을 이룬 학교다.

학교폭력 등 문제행동은 사라지고 학생인권존중 문화가 정착됐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력과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 대학입시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었다.

 

▲충북 혁신학교 건립의 목적과 추진 방향은

-혁신학교는 교육활동이 중심이 되는 학교이며, 자율성을 바탕으로 참여와 협력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다.

따라서 혁신학교는 일반 행정 업무가 아니라 좀 더 교육활동 중심으로 학교운영이 재구조화되고, 구성원의 능동적 참여와 소통이 중시되는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이러고 보니 설명이 오히려 더 어려워진 면이 있는데,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신나는 학교, 재미있는 공부’가 가능한 학교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유치원·고등학교 무상급식 확대, 교복비 경감 등을 추진하는데 예산은 부족하지 않나

-박근혜 정부가 고교 무상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공약 추진상황과 연계해 학부모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교복비 부담 경감과 관련해 교복 재활용 은행, 생활복형 교복 추진, 공동구매 확대, 저소득층 교복비 지원 등을 통해 전반적으로 교복비 부담이 경감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체험학습비도 1인당 연간 10만원 정도 지원되도록 한다면 학부모 부담이 상당한 정도로 경감 될 것으로 본다.

학부모 공교육비 부담 경감정책은 예산상황, 국가정책과 연동해 점진적으로 시행하겠지만, 적어도 1인당 최소 50만원 이상의 혜택은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무산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할 것인가

-학생인권조례의 목적은 조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구성원들이 인권에 대한 소중함과 인권 감수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교사는 학생을 인격체로 존중하고, 학생은 교사를 존경하는 학교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교육감의 직위로 무조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자발적 움직임을 통해 학교의 인권 문화가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전교조 충북지부장을 지냈는데 앞으로 전교조와의 관계 설정은

-전교조 지부장 출신으로 교육이 어느 한 단체나 어느 한 쪽 이념에 기울어져 공정과 정상을 잃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의 마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능력 있는 사람을 기르자’는 보수적 교육관과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자’는 진보적 교육관 모두가 우리 교육에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새는 두 개의 날개로 하늘을 난다. 그렇기에 전교조 역시 두 날개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며 함께 충북교육을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파트너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날개 ‘능력 있는 사람을 기르자’는 보수적 교육관을 갖고 있는 교총과도 충북교육을 고민하고 논의할 것이다.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 충북교육이 되도록 각별히 유념하겠다.

청주/신민하기자 hkbsch@dailycc.net

 

김병우는 누구인가

▲1957년 경상북도 상주 태생

▲김천중고 졸업

▲충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및 동 교육대학원 졸업(석사)

▲충북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교육행정전공)

 

◇경력

▲중등 국어교사로 26년 재직(1980년~20 06년)

▲보은 회인중(1980)

▲괴산 목도중(1983~1986)

▲증평여중(1986~1989)

▲단양 매포중(1994~1997)

▲옥천중(1997~1999)

▲주성중(1999~2004)

▲청주남중(2004~2006)

▲(전)충청북도 교육위원회 교육위원 (200 6년~2010년)

▲전교조충북지부장 (2000~2001)

▲청주·충북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충북 시민단체 연대회의 상임대표

▲새충청일보, 충청타임즈 논설위원

▲단재문화예술제전 추진위원장

▲시민정치운동 ‘내가 꿈꾸는 나라’ 충북준비위원장

▲건강보험 하나로 충북 공동대표

▲국제학교 해피레인보우스쿨 교장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2012년~ 2014년 1월)

▲민족부흥운동 흥사단 통상단우

▲전국 교육자치포럼 공동대표

▲전국 교육복지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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