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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대전 정치권은 ‘철새’들 보금자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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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9.26 18:01
  • 기자명 By. 선치영 기자
▲ 선 치 영 편집국 정치행정부장

못 말리는 ‘바람기’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노름’에 빠져들게 하고 ‘노름’을 끊기 위해서는 ‘마약’을 가르치고 ‘마약’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정치’에 입문시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정치’는 마약보다도 더 강한 중독성과 매력이 있는가 보다.

내년 6월4일, 대전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 교육감, 시·구의회 의원 등 대전 지방자치를 이끌고 견제할 100여명에 가까운 선출직을 시민들이 직접 선택한다. 이미 확보한 자리를 수성하기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기존 100여명의 기득권자들과 낙선을 경험했거나 새로이 정치에 뛰어 들 400-500여명이 출사표를 던지며 한바탕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4년 간 대전의 미래를 책임질 이번 선거가 다른 때와 달리 유난히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유력한 시장후보였던 염홍철 현 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25년간 이어져왔던 지역정당의 프리미엄이 사라진 상태에서 여·야 양자대결을 통한 대전 정치권의 세대교체와 변혁을 기대하는 바램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5년 여간 충청권의 맹주임을 자처하며 여·야 사이에서 스릴 넘치는 줄타기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며 자타가 인정했던‘충청도의 집권당’으로 실력을 행사하던 ‘지역당’의 소멸이 정당생활을 하던 정치인은 물론 25년이 넘게 ‘여당, 야당, 지역당’이라는 3각 구도에서 선거를 치렀던 대전의 유권자들 또한 요즘 유행어로 ‘참∼ 낯설다’고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25년 전인 1987년, 김종필 전 총재가 ‘신민주공화당’이라는 충청을 기반으로 한 ‘지역당’을 만들어 13대 국회의원선거에서 35석을 확보하면서 정치의 한 축을 이뤘고 1995년 ‘자유민주연합’을 통해 15대 때 50석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한 ‘충청 지역당’이 김종필의 쇠락에도 불구하고 2008년 심대평, 이회창이 뒤를 이어 ‘자유선진당’창당을 통해 지역당의 존재감을 이어왔다. 2012년 이인제의 급부상으로 당명을 ‘선진통일당’으로 개명한 직후 작년 10월, 새누리당과의 합당으로 25년간 이어온 ‘충청 지역당’의 명맥이 멈추게 된다.

김종필, 심대평, 이회창, 이인제로 이어지면서 영광과 쇠락을 거듭하던 ‘충청지역당’이 이번에는 ‘안철수 신당’이라는 암초에 부딪혀 더 이상 지역당 재건의 필요성이나 절실함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새누리당 이라는 한지붕 아래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전 선진당 출신 선출직들의 고심은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 기존 새누리당에서는 ‘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는 하지만 ‘공천’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하는 현실정치에서 새누리당과 선진당 출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진당의 몰락으로 여·야를 향해 이합집산으로 정리된 듯 보이지만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을 놓고 볼 때 내부에서의 보이지 않는 암투는 본선에서의 싸움보다 더욱 치열할 것은 당연한 일, 당을 옮겨 나름 자리매김 한 정치인도 있겠지만 현역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선거를 고민해야하는 선출직이 생겨나고 있어 마약보다 끊기 힘들다는 정치를 포기하지 못하고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이들에게 ‘안철수 신당’의 유혹은 달콤할 수밖에 없다.

제도권 진입이 간절한 안철수 입장에서도 대전지역이 ‘양질의 이삭줍기(?)’차원에서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일수도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또다시 당을 옮겨 많은 ‘철새’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의 경쟁속에서 ‘지역당’으로 생존해오며 ‘텃새’보다 ‘철새’가 더 많아진 대전정치의 특성상 “누가 감히 철새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라는 반문이 설득력을 갖는 ‘기현상’까지 나타난다.

안철수 신당 출현이 지역당 못지않을 파괴력을 보일지,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25년간 3당 체제하에서 선거를 치러온 대전 표심의 향배에 관심이 증폭되는 이유다.

하지만 내년 선거는 정치적 논리보다는 대전의 살림을 책임져야하는 ‘지방선거’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여·야 정당논리, 텃새, 철새 공방을 떠나 진정 대전을 변화시키고 100년 미래를 책임질 인물을 가려내는 유권자의 예리함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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