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소통을 잘 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대통령의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과 소통하는 소탈한 모습은 종종 가슴을 두드리곤 하지요.지난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족인 김소형 씨를 안아주면서 위로하던 모습은 진한 감동으로 아직 남아있습니다.소통은 청와대 앞길을 여는 것에서, 이번엔 인왕산을 여는 것으로 이어집니다.한양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 등 45명이 발의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은 3개월이 넘도록 법안소위원회 심의도 못하고 해를 넘겼다. 물론 장관 임명 등에 반발한 야당의 잇단 국회 보이콧 탓이 크다. 하지만 여당 또한 이를 수수방관했다는 점에서 과연 균형발전에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긴 마
세종신도시에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 공사를 두고 지역 종교계 중 개신교계는 "여론 수렴 없이 세금을 들이는 특혜"라고 주장하는 반면 불교계에선 "억지에 근거한 허위사실"이라며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비춰져 한편으로 씁쓸하다.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은 세종시 전월산 특화종교용지(S-1 생활권) 1만6000㎡ 부지에 건물면적 5850㎡ 규모로 건설 중이다.
요즘에 와서 ‘1사1촌’이라고 하면 왠지 옛말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언제 적 얘기야?”하는 분도 있을 줄 압니다. 10년 전 이야기이니까요. 2004년 강원도 홍천의 산골마을에서 불씨를 틔운 1사1촌 운동은 한때 범국민 운동으로 활짝 꽃피우더니 언제부터인가 탄력을 잃어 갔습니다. 지금은 시들해져 버려 먼 과거의 이야기처럼 돼버렸지요. 그러나 우리의
나쁜 기억은 오래 가나 봅니다. 요즘도 계란을 보면 맛있겠다는 생각보다 ‘살충제’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지난여름 ‘살충제 계란’ 소식은 충격이었습니다. 프라이 찜 말이 스크램블 오므라이스 같은 계란 음식을 좋아하고, 날계란을 꿀꺽 삼키는 걸 즐겼으니까요. 세월이 약인지라 충격은 많이 가셨지만 꺼림칙한 기분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가
지방자치법 제9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범위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와 법령에 의해 중앙정부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한정하고 있으며 이를 시행하는 조례를 만들 때에도 지방자치법 제22조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제정토록 하고 있다.특히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없는 사무 즉, 국가의 사무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법 제11조 국가사무의 처리제한에서 외교, 국방, 사법,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언급하면서 예로 든 ‘임청각(臨淸閣)’. 한때 접속자가 몰리면서 소개하는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지요. 고성 이씨(固城 李氏)의 종가인 임청각은 경북 안동시 법흥동에 있는 아름다운 옛집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민가(民家)랍니다. 연산군을 축출하고 영입한 중종 14년(1519년)에 지었으니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죠. 세종시에 가보세요. 이 말을 실감하실 겁니다. 어제(20일)는 세종시 즉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첫 삽을 뜬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 많던 과수원과 논과 밭, 구릉은 흔적도 없습니다. 정부청사 건물이 들어서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성냥갑을 세워놓은 듯한 딱딱한
[충청신문=정완영 세종시 주재. 부장] 지난 5월 21일 경기도 한 아파트에서 마흔 두 살의 한 남성이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필립 클레이라고 불리는 이 사람은 한국 이름이 김상필이었다. 한창 삶의 영위해야 할 그가 아파트에서 스스로 삶의 끈을 놓아버렸다. 한국으로 추방된 데다 조울증, 알코올, 약물 등에 중독된 탓이다. 결국 한국
[충청신문=안순택 논설 실장] 달갑잖은 손님이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데, 마침 비가 내립니다. 집주인이 한마디 하죠. “이젠 가라고 가랑비가 오시네.” 하지만 갈 생각 없는 얼굴 두꺼운 손님, 냉큼 받아칩니다. “더 있으라고 이슬비가 오는구먼.”참 얄궂습니다. 가랑비일까요. 이슬비일까요. 가랑비는 가늘게 조금씩 내리는 비로 가는비를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문용덕 시인은 ‘대전문학’ 30호에 쓴 ‘6·25와 딘 장군’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사람은 물론 대전 사람이라면 미 제24사단장 소장 윌리엄 F. 딘 장군(William F. Dean)을 몰라서는 안 된다.” 왜 그럴까요? 문 시인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흔히 한국전쟁하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맥아더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미리 말씀드릴게요. 4차 산업혁명을 하지 말라는 게 결코 아닙니다. 오해 없기 바랍니다. 다만 이 글을 쓰는 기자가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뭔지 도통 모르겠더라는 얘깁니다. 대전시는 ‘4차 산업혁명 특별시’를 선포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발걸음을 성큼 내디뎠습니다.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첨단국방산업전의 주제도 ‘4차 산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더위가 더끔더끔 열기를 더해가는데 삽상한 바람이 짜증나는 열기를 식혀줍니다. 청와대발 바람입니다. 눈높이를 맞춘다, 함께 걷고 싶어 하고 얘기하고 나누려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소통 행보는 기자가 보기에도 감탄이 나올 만큼 삽상했습니다. 출근길 시민들과의 인증샷, 청와대 참모진과 오찬을 한 뒤 커피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선수가 대부분 결정났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선수가 됐다. 앞으로 남은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등록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선거판이 열리게 된다.지난해 10월 대통령 비선실세로 통하던 사람이 검찰에 출두하고, 광장에서 촛불이 타오르며 시작됐던 대통령 탄핵요구가 국회를 통과했다.지
[충청신문=안순택 논설 실장] 생솔가지를 모아 묶어 달집을 세웁니다. 불이 잘 붙도록 볏짚도 넣고 뻥하고 터지는 소리에 악귀가 달아나도록 대나무도 넣습니다. 적어도 옆 동네의 것보다는 높이 쌓아야 했습니다. 달집이 준비되면 동네 사람들은 저마다 소원을 적은 종이를 달집에 매달았지요. 어둠이 깔리고 둥두렷이 보름달이 떠오르면 달집에 불을 붙입니다. 불길이 보
[충청신문=홍순철 충북 주민자치회장]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매서운 강추위가 어김없이 다가왔고 이 한겨울을 또 다시 어렵게 지내야 하는 불우한 이웃들이 당연하게 떠올랐다. 그 길로 기초생활비로 연명해야 하는 독거 노인 몇 분을 만나 뵙고 물 한잔 얻어 마시며 두런두런 불편한 곳은 없는지 안부를 살피고 돌아왔다. 불우한 이웃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잠재된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가 11일 권력구조 개편 논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헌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어제는 지방자치와 재정 분야를 논의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개헌의 공감대가 높긴 합니다. 그러나 시기와 방식,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워낙 커 결론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1987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만약 시절에 빛깔이 있다면 세밑은 회색일 거라 생각해왔습니다. 우중충한 날씨나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들의 을씨년스런 풍경 때문만은 아닙니다. 한 해의 끝이 눈앞에 다가오면 마음은 공연히 바쁘고 초조해지는 반면, 미진한 성취감에 아쉬움이 더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처지고 무겁게 가라앉는 느낌, 새로운 해를 겨냥하면서, 잠시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촛불’의 시인 신석정(辛夕汀)은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라고 노래합니다. “저 재를 넘어가는 저녁 해의 엷은 광선들이 섭섭해 합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그리고 나의 작은 명상의 새새끼들이/ 지금도 저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시인은 해가 뉘엿뉘엿 져 아기가 잠덧을 하는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대통령이 하면 불법적인 일도 불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뜬금없이 웬 전 근대적인 소리냐구요? 지금 진행 중인 청문회 증인석에 앉은 사람들, 청와대에 계신 분, 그들의 말의 행간에서 들리는 소리 같지 않습니까? 이 말은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영화에선 반전으로 이끄는 결정적 포인트 대사이기도 하구요. 론 하워드 감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자유무역협정(FTA),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등으로 개방의 격랑에 휘청이는 우리 농업을 살리기 위해 경제계와 도시민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농촌과 도시가 상생하면서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입니다.” 지난 2004년 6월8일, 강원 홍천군 남면 명동리. 시골마을은 북적였지요. 강신호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경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가을단풍은 한 90일 볼 수 있다 해서 ‘구추단풍’(九秋丹楓)이라 부릅니다. 조선의 학자 이천상은 ‘관동록’(關東錄)에서 노래합니다. ‘곳곳의 단풍 비단에 수놓는 듯 새롭고, 구추의 붉은 잎 꽃보다 더 붉네.’(處處霜林錦繡新, 九秋紅葉勝花辰) 단풍이 꽃보다 더 좋답니다.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두목은 ‘서리 맞은 단풍이 이월 봄꽃
가을단풍은 한 90일 볼 수 있다 해서 ‘구추단풍’(九秋丹楓)이라 부릅니다. 조선의 학자 이천상은 ‘관동록’(關東錄)에서 노래합니다. ‘곳곳의 단풍 비단에 수놓는 듯 새롭고, 구추의 붉은 잎 꽃보다 더 붉네.’(處處霜林錦繡新, 九秋紅葉勝花辰) 단풍이 꽃보다 더 좋답니다.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두목은 ‘서리 맞은 단풍이 이월 봄꽃보다 더 붉네’(霜葉紅於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집으로 가는 버스가 도중에 멈춰섭니다. 늘어선 차량들 옆으로 가두행렬이 길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최순실”하고 선창을 하면 “구속하라”하고 외치고, “새누리당”하면 “해체하라”, “박근혜”하면 “하야하라”하고 외칩니다. 촛불을 손에 든 행렬에 청년들과 넥타이를 맨 회사원들이 보이고 노인들, 중·고등 학생들도 보입니다.
[충청신문=안순택 논설실장] 책상 가득 가을 풍광을 담은 사진이 놓여 있습니다. 소백산 속리산 계룡산의 단풍, 가로수 감나무에 누런 감이 주렁주렁 달린 영동 시가지, 오서산의 은빛 억새 등등 가을 정취가 물씬물씬합니다. 이런 날은 마음이 싱숭생숭, 도무지 앉아 있기가 어렵습니다. “저기 가는 저 길손 말 좀 물어보세. 한로철 풍악(楓嶽. 가을 금강산) 풍광